[단독]안국약품, 美업체와 500억대 수상한 계약 주가조작 ‘의혹’
[단독]안국약품, 美업체와 500억대 수상한 계약 주가조작 ‘의혹’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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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Found(찾을 수 없다)’홈페이지만 있는 그라비티사와 500억원대 계약

▲ 안국약품 어준선회장, 어진 부회장
국내 제약사 대표들이 슈퍼리치 반열에 올라섰다. 서정진(셀트리온 회장), 임성기(한미약품 회장), 허일섭(녹십자 회장)등이다.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이 관련 주식들이 상승하면서 대주주의 지분가치가 치솟은 결과다. 2013년 당시 제약업종의 키워드는 성장과 해외진출이었다.

인구노령화와 의료비 감안해 헬스케이주가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이 슈퍼리치 대열에 합류했다. 당시 안국약품은 미 제약회사와 ‘시네츄라 시럽’과 관련 4350만 달러로 계약한다. 주가는 급등했다. 3년이 지난 최근 계약을 해지한다는 공시를 낸다. <한국증권신문>은 안국약품의 ‘시네츄라 시럽’의 수출과 관련 문제를 집중 분석한다.

안국약품(어준선·어진 각자 대표)이 주가조작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안국약품이 3년 전인 2013년 6월에 미국 제약업체와 계약했던 ‘시네츄라 시럽’관련 계약을 해지하면서 ‘주가조작’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3월 8일 안국약품이 개발한 진해거담제 천연물신약 ‘시네츄라 시럽’의 미국진출이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그라비티바이오(Gravity Bio, 이하 그라비티사)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현지 제품 개발 및 임상시험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해지 이유다.

안국약품은 2013년 6월 그라비티사와 향후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4350만 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라비티사는 계약 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제품의 미국과 유럽 승인을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로 한다. 최근까지 임상시험이 지연되면서 제품 개발에 진척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 그라비티바이오 홈페이지 화면 캡쳐
증권업계는 안국약품과 그라비타사의 계약에 의문을 제기했다. 독점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안국약품은 2013년 6월 3일 계약당시 그라비티사에 대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텔라웨어에 소재한 개발·마케팅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안국약품과 500억 원대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 5개월 전인 1월에 설립됐다. 당시 이 회사는 프로필 파일도 없었고, 연구실적, 제품개발, 임상시험 등에 실적도 미미했다.

미국 생명공학관련 사이트 NCBIOTECH(www.ncbiothech.org)는 그라비티사에 대해 2013년 에 설립한 생명과학회사로 기침, 감기, 알레르기, 독감 등 기타 바이러스와 비강, 기관지, 호흡기 등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개발 상용화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증권신문>은 3월 16일 그라비티사의 홈페이지(http://www.gravitybio.com)를 확인한 결과, 회사의 메인화면은 존재하지만 세부 내용은 ‘Not Found(찾을 수 없다)’고 나온다. 회사의 존립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국약품은 5개월 밖에 안 된 신생회사와 500억 원대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회사에 대한 사전 조사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안국약품과 그라비티사 간에 모종의 밀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당시 증권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식들이 상승했다. 증권사마다 인구노령화와 의료비 감안해 헬스케이주가 부상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서정진(셀트리온 회장), 임성기(한미약품 회장), 허일섭(녹십자 회장)등 국내 제약사 대표들이 슈퍼리치 반열에 올라섰다.

안국약품도 2013년 5월 11일 최저치(6423원)를 기준으로 계약당일인 6월 3일 9860원으로 거래를 마친다. 다음날 상한가를 치며 11300원을 기록한다. 이후 안국약품의 주가는 꾸준히 9000~1만1000원을 오갔고, 2015년 7월 10일에는 34,250원을 기록한다.

2013년 5월 11일부터 6월 4일까지 23일 동안 최저가(6423원)에서 시작해 1만 원 대까지 등락을 오가며 꾸준히 주가가 상승했다. 계약 다음날인 6월 4일 거래량은 안국약품의 하루 평균 거래량(1만3000~5만)의 5배에서 20배가 넘는 26만7800주가 거래됐다. 이후 거래량은 급증한다. 평균 10만 이상이 거래됐고, 13일에는 298449이 거래됐다. 6월은 전월(45만9799주)대비 295만5597주가 많은 341만5396주가 거래됐다. 거래의 3분의 1 이상이 대량거래였다.

전업투자자 김대영(50·여의도동)은 “주식 차트와 거래량 추이로 봤을 때에 1~2월부터 준비하여 5월 초까지 주가가 바닥칠 때마다 조금씩 매입하여 6월 그라비티사와 계약을 전후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또한 금융당국의 관계자도 “내부거래 의혹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금융당국도 그라비티사와의 계약해지 이후 안국약품의 내부 회계와 주가 추이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네츄라 시럽, 안정성도 제기>

시네츄라시럽의 안전성 논란이 여전하다. 2011년 발매했다. 3개월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안국약품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의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사업'에서 글로벌 선도 천연물신약(의료부문)로 선정됐다. 정부는 중국진출을 지원을 위해 국고 28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중국 식약청은 2013년 임상시험 'REJENT(거절)' 조치를 내렸다. 정부는 국내 연구 성공을 인정해 안국약품으로부터 3억4000만원을 반납 받았다.

국내에서도 ‘시네츄라 시럽’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2013년 대한한의사협회는 ‘시네츄라 시럽’을 포함해 시중 유통되는 천연물신약 제품에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함유 되어 있다고 전량 회수를 요구했다.

어린이 인권단체인 ‘우리아이지키기시민연대’도 성명서를 통해 “발암물질 치료제 먹일 수 없다”며 유아-어린이 처방의약품인 시네츄라의 전량 회수 폐기를 주장했다. 시민연대 여영미 상임대표는 “벤조피렌은 배기가스에 함유돼 있거나 타이어가 탈 때 나오는 물질이고, 포름알데히드는 비료나 살균제, 방부제 용도로 쓰이고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네츄라는 2012년 의약품 품목별 처방량에서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많이 처방되는 다빈도 의약품”이라면서 “보건당국은 시중유통 물량의 전량회수와 폐기는 물론, 어린이들에게 많이 처방되는 다른 의약품은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인 안전검증 시스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안정성 확보를 요구했다.

의료업계는 ‘시네추라시럽’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해외 임상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FDA는 국내 식약청보다 까다롭다. 이런 이유에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안국약품는 “미국 진출 실패가 아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사업 경과에 대해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매년 보고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또 “그라비티바이오는 단순한 에이전시이며, 임상실험은 데니슨이라는 연구소를 통해 이뤄지고 연구비도 연구소에 직접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비를 직접 지원한 이유에 대해 “그라비티바이오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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