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 자살 LB휴넷, LG家 일감 몰아주기 의혹
실습생 자살 LB휴넷, LG家 일감 몰아주기 의혹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월 특성화고 졸업을 앞둔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LG()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3일 오후 1시께 전북 전주시 한 저수지에서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 졸업을 앞둔 학생 홍모(19)씨였다. 홍 씨는 평소에 친구들과 가족에게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다. 홍 씨는 전날 오후, 친구에게 나 죽을라고...”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전부였다.

홍 씨는 LG유플러스 콜센터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LB휴넷(대표 구본완)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었다. 구본완 대표는 범 LG가의 일원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의 아버지는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으로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4남이다.

이러한 특수한 관계를 바탕으로 LB휴넷은 매출의 대부분을 LG유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 LB휴넷의 총 매출은 2014743억 원, 2015933억 원이었는데, 그 중 LG유플러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이 2014655억 원, 2015786억 원이다. 매출의 대부분인 85% 가량을 LG유플러스와의 거래에서 얻고 있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의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다.

201611월 현재, LG유플러스의 최대 주주는 36.05%의 지분을 가진 LG이고, LG의 지분 48.1%는 구본무 회장(11.28%)을 비롯한 LG에서 보유하고 있다.

홍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사건에 대해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한 근로자(당시 30)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업장이다. 홍씨도 이 근로자가 근무한 SAVE(해지 방어부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지 방어부서는 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인격적 모독을 많이 당하는 부서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희망연대노조, 전교조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엘비휴넷)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7일 오전,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가 있는 전주시 대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살인적인 업무로 유명을 달리한 홍아무개(19)씨를 추모한다면서 고객센터 앞을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박대성 위원장은 “LG그룹 창업주의 직계 가족들이 만든 엘비휴넷은 10억의 출자금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매출 900억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그 눈부신 발전은 근로자들을 쥐어짜고 노동조건을 무시한 성과라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2014년에 괴로움을 호소하며 회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명을 달리한 노동자도 엘비휴넷의 해당 부서에서 일을 했다면서 해당 부서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그곳은 사람이 일할 곳이 아니다고 말하고, 일명 욕받이 부서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는 해지방어를 하면서 역으로 상품까지 판매해야 하는 상품 판매 실적도 강요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사과, 전북교육청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개선 대책,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위법사항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노동부와 현장실습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은 제대로 진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엘비휴넷 측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일부 언론을 통해 홍씨가 해지부서에 근무한 것은 1지망으로 본인이 선택한 것이 이유 중 하나라면서 콜 할당 등을 비롯한 기준 실적으로 신입사원들에게는 배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부정한 적이 없다며 대책위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