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 두려운 재벌들, 롯데 등 '친일 행적' 재조명
삼일절이 두려운 재벌들, 롯데 등 '친일 행적' 재조명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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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삼일절을 하루 앞두고 친일파 질타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다. 국민의 친일세력 척결외침이 높아지는 삼일절·광복절이 다가올수록 가시방석에 앉는 재계 인사들도 있다.

두산그룹은 박승직 창업주로, 삼양그룹은 김연수 창업주의 친일 행적 등으로 각각 친일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양그룹과 사돈기업인 경방의 창업주, 인촌 김성수도 친일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친조부인 현준호 씨와 그의 부친인 현기봉 씨도 나란히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려 '친일 가문'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 외에도 거론되는 인물들이 많지만  특히 친일 기업낙인이 가장 강렬하게 찍힌 롯데 총수 일가가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의 불투명한 가족사가 도마에 올랐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의 외삼촌이 바로 시게미쓰 마모루라는 의혹이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2차 대전 뒤 A급 전범으로 처벌받은 외교관이자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 당시 주중 공사로 있다 한쪽 다리를 잃었다.

이런 내용은 1998년 발간된 신격호의 비밀이라는 책으로 처음 공개됐다.

이 책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하쓰코 씨를 만난 건 1950년이다. 첫 번째 부인인 고 노순화 여사와 큰 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고향에 남겨두고 일본으로 떠난 지 9년만이다.

신 총괄회장이 머물던 하숙집 딸이었던 하쓰코 씨의 부친은 일본 육군 장교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했다.

부친을 따라 다케모리라는 성을 사용하던 하쓰코 씨의 모친이 바로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으로 다리를 잃었고 일본 측 대표로 2차 대전 항복문서에 서명을 했던 시게미쓰 마모루 외무상의 동생이라는 것. 마모루 외상은 2차 대전 후 미군 재판에 회부돼 A급 전범으로 분류됐다.

언론인 정순태씨는 결국 신 총괄회장이 일본 전범의 조카사위이며 그가 유력 가문인 처가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롯데를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시게미쓰란 성을 쓴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는 그 뒤 17년간 공식 해명하지 않다가 20157월에서야 입을 열었다. 당시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이 악화되며 친일 논란까지 불거지자 공식 자료를 낸 것이다. “하쓰코 씨의 성인 시게미쓰는 남편 신 총괄회장을 따른 것이고 원래 성은 다케모리로 시게미쓰 마모루 가문과 관계가 없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명의 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당초 알려진 대로 하쓰코 씨가 시게미쓰 마모루의 외조카라면 결혼 전 성이 외삼촌과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순태 씨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껏 관련 내용으로 롯데 측의 반론이나 정정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것도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남겼다.

해당 파문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도 국적 논란을 키우는 문제 중 하나다.

신 총괄 회장은 하쓰코 씨와의 사이에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낳았다. 일본에 건너간 이후에도 신 총괄 회장은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두 아들은 마흔 살 무렵까지 이중 국적을 유지하다가 모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둘 모두 군대는 가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인인 시게미쓰 미나미 씨와 결혼했다. 미나미 씨는 일본 최대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딸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다이세이건설이 미쓰비시, 히타치, 후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전범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나미 씨는 귀족 학교로 통하는 학습원대를 졸업한 후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인물. 13선 의원을 지낸 자민당의 이토 소이치로 전 관방장관의 비서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이토 소이치로는 19966종군 위안부는 일반적인 상행위에 불과했다고 말한 밝은일본·국회의원연맹소속의 대표적 인사다.

신 회장과 미나미 씨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신유열 씨는 일본 국적이며 20152월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당시 결혼식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현재 유열씨도 과거 아버지가 근무했던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3세 경영 시 또 한 번의 국적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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