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vs 하영구, 증권·은행 신경전 팽팽
황영기 vs 하영구, 증권·은행 신경전 팽팽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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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작심 발언으로 맞붙었다.

은행업권과 증권업권간 허용업무 문제가 각 업권을 대표하는 협회장간 기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기울어진 운동장론에 대해 축구하면서 손을 쓰겠다는 논리라고 정면 반박했다.

황영기 회장은 지난 6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증권사는 은행 등 국내 다른 금융기관보다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거나 해외 투자은행(IB)과 비교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러왔다우리 규제는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탄생시킬 수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하영구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간담회에서 전업주의란 은행은 축구장, 증권은 농구장, 보험은 배구장 등 각각 다른 운동장에서 경기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운동장이 다른 것이지 운동장이 기울어진 게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이외에도 하 회장은 은행업계를 향해 비판 수위를 높였던 황 회장의 작심발언을 하나씩 반박했다. 당시 황 회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법인 대상 지급결제 업무와 외국환 업무를 꼽았다. 특히 그는 신탁에 대해 은행·증권·보험이 다같이 공유하는 신탁업무를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발전을 저해한다규제 체계에도 맞지 않아 독립적인 신탁업법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하 회장은 신탁업무는 업권에 제한돼 있는 것이 아니다. 은행·증권·보험업권이 공유하는 업무로서 특정업권의 이해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이라며 신탁업무의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워주고 고객에게는 서비스의 다양성과 질을 높여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신탁은 자산운용업의 영역이다. 은행은 신탁업무를 건들지 말라고 쓴소리를 낸 것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황 회장은 농사꾼(은행업)과 사냥꾼(운용업)이 교역을 통해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농사꾼이 수렵에 나서고 사냥꾼이 농경을 위해 정착하는 건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은행이 집합투자업에 진출한다면 전업주의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하 회장은 신탁업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은행권이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밥그릇 싸움을 없애는 것이 겸업주의다농구, 축구, 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종합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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