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체 오리온(회장 담철곤)이 중국 시장 침체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증권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23일 오리온 목표주가를 기존 100만원에서 85만원으로 내려잡았다. NH투자증권은 앞서 기존 84만원에서 71만원, KB증권은 95만원에서 72만5천원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오리온에 대해 중국 시장 성장률 둔화로 1분기 실적이 분진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3357억원이 예상된다”며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작용했고 매출도 역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국내 매출액은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예상되나 중국에서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효과가 사라지고 환율 환경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우려 요인”이라며 “중국 부문 매출액은 보수적으로 잡아 3천488억원으로 작년보다 7.8%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도 중국 제과 산업 수요 침체로 오리온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희 NH투자연구원은 지난 13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천26억원과 731억원으로 전반적으로 이익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외 사업 전반적으로 마케팅비 등 비용 통제를 한 데다 매출 부진으로 성과급도 예년 수준으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천720억원과 3천259억원으로 예측했다. 전체 매출의 55%, 영업이익의 64%를 차지하는 중국 제과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한 연구원은 “중국 제과 산업 전반의 수요 침체와 저성장 국면 지속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등 전략을 강구 중이지만 중국 성장률 회복이 실적과 주가 상승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오리온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했다.
KB증권도 앞서 10일 오리온의 중국 법인 실적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올해 매출액은 2조3천483억원으로 작년보다 0.6%줄고 영업이익은 3천212억원으로 0.5%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매출 비중의 50%에 달하는 중국 제과 실적이 매출액 1조2천691억원, 영업이익 1천918억원으로 각각 4.6%와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적 추정치 하향 이유로는 오프라인 소비 축소와 웰빙 트렌드 확산, 간식류 다양화 등이 꼽혔다. 이는 제과시장 환경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위안화 약세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오리온의 작년 4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 6천88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8%와 18.2% 증가를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법인 실적은 비용절감으로 영업이익은 늘겠지만 매출 성장이 부진해 매출액이 3천309억원으로 2.2% 감소, 영업이익은 533억원으로 13.3%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올해 2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2분기부터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환율 영향이 사라지고 브라우니와 치즈칩 등 프리미엄 제품이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자회사 쇼박스의 중국에서의 영화 개봉일이 오는 3월17일로 관람객에 따라 큰 규모의 영업이익이 2분기에 인식될 것”이라며 “주가는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감안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회사분할 및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올해 6월 회사를 지주사와 식품회사로 나누고 7월에는 기존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게 된다. 오리온의 이같은 결정이 '중국발 우려'를 타개할 호재가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