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대해 “비민주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특검은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로부터 최 씨가 사용한 제2의 태블릿PC를 넘겨받았다고 전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팀의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먼저 블랙리스트 관련, “현 정권은 정부정책에 비판적이거나 비협조적이란 이유만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며 “지원 신청 때마다 선정되지 못하도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결정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을 최초로 주도하거나 이를 근거로 집행 담당 책임자인 핵심 4인방에 대해 모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특검은 전날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0),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과, 정 전 차관에게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김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사항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보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규철 특검보는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원 관련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현재까지 특검에서 수사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전직 문체부 관련 인사들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검은 이날 ‘국정문건 유출’ 정호선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삼성 합병 의혹’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에 연루된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과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해선 이번주 중 소환통보가 갈 예정이다.
특검은 이와 함께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로부터 최 씨가 사용한 제2의 태블릿PC를 넘겨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검팀은 해당 태블릿PC에서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 지원 관련 이메일 등을 확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주 장 씨의 변호인으로부터 태블릿 PC 한 대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조치했다”며 “제출받은 PC는 JTBC가 보도한 것과 다른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 씨는 최 씨가 2015년 7월경부터 2015년 11월경까지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며 “특검 조사 결과 이메일 계정, 연락처 등록정보 등을 고려할 때 해당 태블릿PC는 최 씨 소유라고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해당 PC에서 최 씨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그룹 지원금 수수와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을 발견했다. 2015년 10월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도 확인했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PC에서 문건보다는 다수의 이메일이 발견됐다”며 “이메일 내용은 주로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타 범죄와 관련된 이메일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특검보는 “과연 최시까 기존 태블릿PC를 사용했는지 여부가 상당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런 맥락에서 중요한 증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오늘 입수했다고 공개하는 것”이라며 “논쟁이 되고 있는 태블릿PC의 경우 제출자 등이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는데 특검이 입수한 것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증거 능력 문제도 없다고 판단되고 상당한 자료가 될 걸로 본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태블릿PC에서 발견된 새로운 문건과 이메일 등을 토대로 최 씨의 혐의를 구체화 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 지원과 관련된 이메일 등이 발견된 만큼 삼성그룹 경영진과 최 씨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는 주요 단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