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17만 회원 노후자금 위협하는 방만투자 '논란'
군인공제회, 17만 회원 노후자금 위협하는 방만투자 '논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6.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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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이사장, 방만 투자 해결 의지 있나... 육사 동기 감사 임명
▲ 이상돈 군인공제회 이사장

군인공제회(이사장 이상돈·61· 예비역 육군중장)의 투자금 회수율이 심각하게 낮은 것으로 드러나 방만 투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는 비전문가들이 낙하산인사로 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인공제회의 손실은 곧 회원인 군 간부와 군무원의 노후자금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지가 최근 몇 년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말 기준으로 군인공제회의 총자산은 94829억 원이었다. 최근 3년간(2013~2015) 손실은 2734억 원으로 2015년의 투자수익률은 1.4%에 불과했다. 2013년에는 548억 원 적자, 2014 년엔 134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가 지난 2015년엔 232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복합개발 사업의 경우, 군인공제회가 총 3791억 원의 투자를 했으나 회수한 금액은 385억 원에 불과하다. 해당부지가 공원부지로 묶이는 바람에 남은 투자원금 잔액이 3406억 원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 대손충당 누계도 1183억 원에 이른다.

용인 왕산지구사업의 경우도 대표적인 방만 투자 사례이다. 2006년에 3천억이 투자됐으나 아직까지 한 푼도 회수되지 않았다. 공제회측은 인허가 추진 중으로 해명하고 있으나, 10년이 지나도록 인허가 추진 중이라는 해명은 납득하기 힘들다. 이외에도 20051971억 원을 투자한 김해복합단지사업도 마찬가지이다. 회수된 금액이 160억 원에 불과해 미회수금이 1811억에 이른다.

이와 같이 군인공제회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PF사업에 투자해 원금도 못 찾은 사업이 10여 건이며 국회 국방위 김중로 의원(국민의당, 비례)에 따르면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 16000억여 원에 달한다. 짧게는 6년에서 길게는 13년 가까이 사업 추진이 지연된 사업도 있어 손실만 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업들의 대부분이 시공사 지급보증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군인공제회가 모든 손실을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실은 곧바로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적립금의 지급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회원들에게 지급한 적립금의 지급률은 20097%에서 201345.4%, 20154.0%, 올해는 3.26%2009년 대비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주먹구구식 투자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손실의 원인은 무얼까. 전문성의 결여가 군인공제회의 부실을 불렀다는 비판이 있다. 의결기구인 대의원회는 37명으로 이뤄져있는데, 구성원은 공제회(이사장)1, 국방부(국장)5, 합참(인사부장)1, 각군 계급별 대표 30명이다.

뿐만 아니라 군인공제회 본부장급 이상 임원 및 직영사업소, 법인체 대표는 모두 22명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59%13명이 영관급 이상 군 출신이다.

이는 자회사도 다르지 않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방위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동작갑)최근 3년간 군인공제회 5개 자회사의 임원을 공모로 채용한 14개 직위 중 10개 직위에서 퇴직 군 간부, 국방부 공무원, 군인공제회 출신으로 채용됐다고 밝혔다.

군 일각에서는 군인공제회의 기금 운영은 17만 회원의 복지와 미래를 위해 쓰여야 한다면서 금융전문가가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인공제회의 손실은 군 간부와 군무원의 노후자금에도 손실을 미치므로 투자금 운용 전문가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김 의원도 투명하고 정확한 기준이 마련된 공정한 인사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지난 1130, 이상돈 회장은 본인의 육사 33기 동기인 이승우 전 육군 학생중앙군사학교장(61·예비역 육군소장)을 감사로 임명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감사의 선발은 국방부 인사검증을 통해 최종 대의원회에서 의결한다이사장이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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