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친박 지도부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출당조치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비박계는 친박 핵심 8인을 ‘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하고 탈당을 요구했다.
친박계는 11일 현역 의원만 50명에 달하는 공식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비박계인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결별을 선언, 분당절차에 들어갔다. 비박계가 만든 ‘비상시국회의’에 대응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비박계와 '분당'을 불사한 일전을 치르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내용은 11일 현역 의원만 40명이 참석한 심야회동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가 결성한 모임의 대변인 격인 민경욱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이 회동에 서청원·최경환·조원진·이장우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다른 친박 의원 10명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새로 결성할 모임 이름은 ‘혁신과 통합연합’, 지도부는 현역은 정갑윤 의원, 원외는 이인제 전 의원, 지역정치인은 김관용 전 경북지사 등을 선임, 13일 오후 3시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브리핑에서 민 의원은 “오늘 회의에서는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고 당의 분파 행위에 앞장서며 해당 행위를 한 김무성·유승민 두 의원과는 당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그래도 탈당하지 않으면 출당 조치를 추진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가 오는 21일 약속대로 사퇴하더라도 나머지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뜻대로 구성되기 전까지 사퇴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 그리고 이들 인사들은 이 모임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분열된 지지 세력의 재결집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비주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는 12일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과 촛불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의원까지 친박 핵심 의원 8명에 대해 탈당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채 당을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적 청산 명단을 발표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 총회에서 이들이 탈당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황 의원은 이들 8인에 대해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당에 남아서 당의 쇄신과 변화, 보수의 새로운 재건과 통합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상시국위는 친박계가 ‘혁신과 통합연합’ 모임을 결성한 데 대해 “사실상 보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 세력이 모여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며 모임 해체와 친박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내분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