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시중은행도 탈퇴 러시? 국민·신한 포문 여나
전경련, 시중은행도 탈퇴 러시? 국민·신한 포문 여나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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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55년을 맞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존폐 기로에 섰다. 삼성, SK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금융권도 가세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으며 회비도 내지 않겠다고 공언해 탈퇴 의사를 밝혔다. 삼성은 가장 큰 규모의 회원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도 전경련 탈퇴 의사를 내비쳤다.

여파는 강력했다. 금융회사의 탈퇴 도미노가 심상치 않다. 12IBK기업은행은 전경련 탈퇴서를 서면으로 제출했다. 전경련 내에서 내부보고 등의 과정이 끝나면 기업은행의 전경련 탈퇴 여부가 결정 나게 된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전경련 탈퇴에 대해) 검토가 종료됐다며 탈퇴서 제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등이 추가로 탈퇴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주요 국책금융기관들에 이어 한국수출입은행도 올해 안에 탈퇴하기로 했다. 이로써 시중 은행의 동참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다른 시중 은행이나 외국계 은행들도 전경련 탈퇴 여부를 실무선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1961년 설립된 종합경제단체다. 경제 문제에 대한 재계 의사를 통일하고 이를 정부시책에 반영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올 들어 어버이연합 지원과 K스포츠·미르재단 모금 의혹 등에 휩싸이며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전경련이 정경 유착의 통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금융권의 참여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경련에는 국책은행과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을 비롯해 52개 금융사가 회원으로 있다.

이들의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자 전경련은 쇄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60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간담회와 면담 등을 거쳐 내년 2월 정기 총회 때까지 최종 쇄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경련의 존폐 여부는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 정기총회 전에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경련이 경제 이익단체 기능을 축소·폐지하고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민간 연구기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의견이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다. 1973년 설립 이후 정부나 정치권에 거리를 둔 채 경제·정치·안보·외교·복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정책을 제안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설립자 3명 중 하나인 에드윈 퓰너 전 재단 이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고문이기도 하다. 헤리티지재단은 외부 입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예산을 100만명에 육박하는 후원자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이번 기회로 전경련이 재계 싱크탱크 역할로 전환, ‘발전적 해체를 할 경우 대한상의 등 다른 경제단체의 위상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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