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트럼플레이션’ 해결위해 1조5000억 실험...성공하나
이주열 총재, ‘트럼플레이션’ 해결위해 1조5000억 실험...성공하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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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15000억 국고채 매입이라는 강수를 뒀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치솟는 시장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

한은은 2115000억원어치의 국고채를 시장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들인다. 대상은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등 6종목이다. 국고채를 시장에서 산다는 건 곧 국고채 가격 상승을 말한다. , 국고채 금리 하락을 위한 조치다. 특정 물건을 대거 매입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국고채 역시 대규모 매수세가 나타나면 가격이 오른다. 채권의 가격이 오른다는 건 곧 채권 금리가 낮아진다는 뜻이다.

이 같이 한은이 시중금리 안정을 위해 국고채를 매입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실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라는 대이변이 발생한 이후 시중금리는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 발표일인 지난 91.402%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1.713%까지 올랐다. 상승률로 따지면 6거래일 만에 22%나 폭등한 것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더 많이 올랐다. 1191.671%에서 182.132%27.6%나 상승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17(현지시간) “조속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트럼플레이션 효과로 인해 가계부채가 1300조원의 상황에서 금리 폭등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상황이 더 나빠지면 현재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건설 및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내년 경제성장률이 2% 초반은 물론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금리 인상과 함께 도래한 원화가치 폭락은 외국인 투자가의 한국 시장 이탈을 부채질한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1181135원에서 181183.2원으로 크게 하락한 상태다. 원화가치가 떨어질수록 손해를 보게 되는 외국인 투자가는 한국 증시에서 속속 자금을 빼고 있다. 11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17000억원이 넘는다.

이 총재의 입장에선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실제 한은의 국고채 매입 방침이 알려진 1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3%포인트 하락한 1.736%로 마감하면서 트럼프 당선 이후 처음으로 하락 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15000억원 정도의 채권 매입으로 추세를 전환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의미는 있지만 이 정도 매입 규모로는 시장의 흐름을 꺾기 힘들다필요하면 추가 국고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가볍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아직 트럼프의 정책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뉴스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한은은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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