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해자 코스프레' 대기업에 칼끝 겨누나
검찰, '피해자 코스프레' 대기업에 칼끝 겨누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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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환관들이 단두대에 오르면서 검찰의 칼끝이 대기업을 향하고 있다.

지난 8일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서 등 9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강제수사 신호탄을 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의 칼끝이 대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에선 검찰의 칼끝이 삼성 다음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참여한 SK그룹, 롯데그룹 등을 차례로 겨눌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검찰의 수사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대기업을 향하게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뇌물을 준 것이 아니냐는 모양새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은 미르재단에 486억원, 19개 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 5K스포츠재단에 후원금 70억원을 냈다가 총수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는 이미 지난 1K스포츠재단 출범 당시 17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상태였다.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은 정유라에게 35억원 상당의 말 구배 비용 등을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돈은 최순실이 설립한 비덱스포츠를 통해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밖에도 앞서 정씨에게 십억원대의 말을 후원하고 승마 경기장을 구입해줬다는 의심도 받았다.

금융사 중에선 KEB하나은행이 최순실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8일 압구정중앙점에서 정유라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지급보증서(보증신용장)를 받은 뒤 약 32000만원 상당의 유로화를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독일법인을 이용해 최순실의 자금세탁을 도왔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에선 당시 최순실을 도와준 사람으로 독일법인장으로 있었던 A씨를 거론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같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하려고 했던 까닭이 무엇인지는 검찰이 풀어야할 숙제다. 각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강제성 보다는 오히려 기업들의 '민원해결'을 위한 모금으로 볼 정황이 충분하다.

롯데그룹은 대규모 검찰 수사를 앞두고 청와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다. 롯데는 지난 5K스포츠재단에 후원금 70억원을 냈다가 총수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는 이미 지난 1K스포츠재단 출범 당시 17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상태였다.

SK그룹에 대해서는 오너의 특별사면과 관련해 후원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포스코와 한화, CJ 등도 검찰 수사와 사면 등 청와대에 요구할 사안이 있었던 상태다.

특히 7개 대기업 오너들과 박근혜 대통령이 독대한 사실도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 한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24일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청와대 오찬간담회를 가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총수 7명을 따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각종 민원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의 자금을 최 씨 일가에게 지원하는 일종의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검찰도 이 문제를 최순실 게이트 수사과정에 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의 다이어리 등이 핵심 증거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기업 오너들의 사면이나 규제완화 등 특정 이익을 위해 모금에 참여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예기가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사회기여를 위해 지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에 바라는게 있었을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오너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돈을 지원했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뇌물수수 적용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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