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쓴소리 듣기 싫어하는 ‘사연’ 내부고발자 해고
정몽구, 쓴소리 듣기 싫어하는 ‘사연’ 내부고발자 해고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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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 교통당국과 언론에 현대자동차의 제품불량 은폐 의혹을 제보한 김 부장이 해고됐다.

지난달 24일 현대차는 징계위원회에서 김 부장이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빼내 외부에 유출하고 이 자료들을 반환하라는 요구를 따르지 않은 것은 사규 위반이라고 판단해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게에서는 현대차의 결정에 정몽구 회장이 쓴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업계관계자는 현대차를 위해 한 행동이 사측에선 눈엣가시로 보인 것이라고 비판한다.

앞서 현대차는 김 씨가 업무 수행 중 취득한 경영상의 정보, 기술상의 정보, 연구개발에 관한 정보 등을 누설하거나 공개하지 않을 의무가 있는데도 공익 제보와는 무관한 제3자뿐만 아니라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회사 내부 자료를 그대로 전재하는 등 무분별하게 외부에 흘리고 있다며 김 씨를 상대로 정보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현대차는 중국 등의 경쟁 업체로 자료가 흘러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지난 9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현대·기아차의 리콜 은폐 의혹을 신고하고 언론에 제보했다.

김 부장은 25년간 현대차에서 일해왔다. 그는 세타2엔진에서 소음과 화재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 같이 손상정도가 심해 미국에서는 리콜을 했음에도 국내에선 이를 숨기려고 한다는 것이 김 부장의 주장이다.

김 부장은 쏘렌토R의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사 쪽이 결함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i30의 에어백이 제어 유닛(ACU) 결함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리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대차는 김 부장의 주장은 극히 일부분의 불량에 관한 것이고, 미국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대목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선 미국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음에도 리콜을 했다면 국내에서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부장은 현대차의 해명에 공익 제보를 폄하하기 위해 다른 핑계를 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해고 사유에 대해 사내의 정보를 인터넷 등에 올림으로써 현대차 측의 명예가 훼손,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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