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계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출신들이 업계를 접수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금융지주 출신들이 업계 주요 직위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취임한 금융계 주요 인사들을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올 만 하다. 김희태 신용정보협회장은 전에 우리은행 부행장과 우리아비바생명대표를 역임했고,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출신이다. 또한 한국이지론에는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조용흥 대표가 취임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우리금융지주 회장 출신이다. 지난 13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내정된 황록씨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과 우리파이낸셜 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출신들의 활발한 진출을 두고 ‘반민반관’ 낙하산으로 비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박병원 경총회장은 재경부 1차관 출신이다.
우리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후 수차례 합병을 통해 지금의 우리금융지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51.06%에 달하는 사실상의 정부 기관이 됐다. 업계에선 이러한 우리금융지주의 역사가 우리 출신들이 ‘대관(對官)’ 업무에 능숙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과도하게 ‘친관(親官)’적으로 되는 것은 민영화를 코앞에 두고 은행과 주주, 예금주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다. 자칫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의 입김에 지나치게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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