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재도약 꿈' 물거품 되나, 두산밥캣 상장 철회
두산 '재도약 꿈' 물거품 되나, 두산밥캣 상장 철회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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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연기로 두산그룹이 비상사태를 맞았다.

두산밥캣의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 감소 및 재무구조 개선에 관한 기대감도 부푼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상장 실패로 두산이 계획한 재무구조 개선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낮아질 위기에 처해 회사채 발생에도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IPO시장의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두산밥켓 상장이 전면 연기됐다. 두산밥캣은 현재 진행중인 IPO를 증권신고서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6~7일에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41000~5만원) 하단을 맴돌자 상장 일정을 오는 21일에서 다음달인 11월 또는 내년 1월로 미루기로 결정한 것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공모 물량이 많았던 점 등 몇 가지 시장 여건과 맞지 않는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이를 감안해 공모 물량을 시장친화적인 구조로 조정해 IPO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두산밥캣이 상장을 연기한 주된 원인은 지난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와 큰 공모규모가 상장 좌초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두산밥캣의 희망공모가는 41천원에서 5만원이었지만 기관 투자자 다수는 2~3만원대로 제시했다. 공모가 하단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역대 2위로 관심을 끌었던 24000억원대의 공모 규모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공모가가 너무 높았고 공모물량도 부담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라며 회사에서 생각했던 가치보다 더 낮게 본 만큼 두산인프라코어 기업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산밥캣의 상장 연기로 재무구조 개선을 계획했던 두산그룹의 계획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그룹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번 IPO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 등 자금이 시급한 계열사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됐으나 벽에 부딪힌 형국이다.

그룹사들의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신평사들은 두산밥캣이 상장을 철회하면 그룹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또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 추가 강등되면 ‘BBB-’나 투기등급인 ‘BB’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두산밥캣 상장 시기와 상장가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두산그룹 신용도에 있어 중요한 변수라며 상장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공모물량 조정 등으로 확보하는 자금 규모에 차이는 있겠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투자심리가 떨어진 것이 확인된 만큼 내달 기업공개를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발생했던 상장 철회 대란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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