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무노조 선택·집중 경영’ 직원 불신 키우나
이재용 부회장, ‘무노조 선택·집중 경영’ 직원 불신 키우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프린팅 사업에 대해 매각 결정을 내리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내 임직원들이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111일자로 미국 휼렛패커드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105천만달러(11800억원)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프린팅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2조원, 임직원은 국내 2천명을 포함해 총 6천명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프린팅 사업은 2007년 태양전지·연료전지, 바이오·헬스, 로봇 등과 함께 6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할 때만 해도 미래 성장을 책임질 유망 사업으로 꼽혔다. 2004~2007년에는 매년 1천억~2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9년 첫 적자를 기록 후 지난해에도 1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은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경영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부 회장의 무노조경영이 이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은 노조가 없어도 노조가 있는 회사보다 많은 복지 혜택을 주기 때문에 노조가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무노조 경영은 회사 마음대로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현대차라면 노조와 협의 없이 매각이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삼성은 선제적 사업 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원 상당수는 경영진의 경영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입사 10년차인 한 간부는 경영자들이 단기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컬러레이저, 에이(A)3 레이저를 개발하면서 적자가 커졌다우리나라 최고라는 삼성전자에 들어와 회사 지시대로 프린팅사업부로 들어왔고, 돈 못 버는 사업부, 초과이익성과급(PS) 못 받는 사업부, ‘삼성후자(後者)’라는 낙인이 찍혀가며 젊음을 바쳤는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직원들은 또 회사가 매각은 없다고 한 말을 어겼다며 배신감을 토로한다.

한 직원은 지난해 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며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고, 김아무개 개발팀장(부사장)이 갑자기 미국법인으로 발령나면서 직원들이 동요했다이때 사업부장인 김기호 부사장이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매각 결정은 최근 휼렛패커드의 제안으로 급진전됐다. 의도적으로 숨긴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방산·유화에 이어 프린팅 사업 매각까지 직원들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안이 필요한 기업 인수·합병의 특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