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창이다’ 60대 창업자들의 소자본 창업전략
‘아직 한창이다’ 60대 창업자들의 소자본 창업전략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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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이들의 일자리 마련이 사회적인 관심사다. 50대임에도 실직상태인 퇴직자들이 많은 가운데 '앙코르시니어'로 불리는 60대들이 창업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례도 있어 이상의 베이비붐세대들은 은퇴자금을 기반으로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 2014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60대는 전년에 비해 9.6%(10만5000명)가 증가했고, 50대는 2.6%(4만1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20·30대의 자영업자 비중은 각각 5%포인트 가량 줄어든 반면 중장년층 이상의 창업은 늘었다.

시니어의 자영업 과밀화 현상은 자칫 개인파산으로 몰릴 우려가 있으나, 은퇴 후 자신의 영업점을 가져 주인의식이 단단해지고 잘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정년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 사업을 유지하다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줄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과도한 부채에 의존해 성급하게 창업하지 않아야 하며 가급적이면 유행 업종 보다는 적어도 6~7년 이상 지속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화이트칼라 출신 시니어 창업, 2016년 트렌드와 추천 업종

60세 이상의 화이트칼라 출신 고령자인 시니어 창업에게 추천되는 업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니어나 노인 창업의 경우 당장 수익성보다는 장기적인 운영을 목표로 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노년층 추천 업종으로 공통되는 사항은 ‘노동 강도’ 여부다. 아무리 건강해도 연령이 높은 만큼 과신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노동 강도가 필요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경력이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자기 전문성을 가진 아이템에 주력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테면, 기업에서 구매나 관리, 유통, 물류 등 행정 파트에 근무했던 퇴직자라면 판매 업종이 잘 맞는다. 사무문구전문점이나 다이소같은 저가생활용품판매점, 아울렛형 골프나 스포츠의류 대리점, 편의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노동 강도도 높지 않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술직 퇴직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살린 서비스 업종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실례로 국내 사무용품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사무용품전문점 ‘오피스넥스’의 경우 가맹점주 대부분이 화이트칼라 시니어 창업자들이다. 오피스넥스는 기업 MRO나 기업 내 화이트칼라 근무자가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화이트칼라 창업자들이 보다 익숙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또한, 매장 하나하나가 기업형으로 운영된다는 면에서도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에게 어필되는 요소다.

60대 이상의 시니어들의 경우 다른 연령대의 창업자들보다 자금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창업 형태인 ‘생계형 창업’에 한정되지 않고, 경제적 욕구뿐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살려 일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사회적 지위 등 고차원적인 가치를 원한다. 그 예로 대기업 임원급 이상의 고학력 퇴직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투자형 창업’ 형태가 있다. 이에 해당되는 시니어들의 경우 적정한 수익률이 뒷받침 된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적 지위에 부합하는 조건을 가진 업종을 주로 선택한다.

▲ 피아노리브레 여의도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국 씨
성인피아노학원 ‘피아노리브레’라는 신사업을 창업한 김 정국(60세)씨가 이에 해당되는데, 음악 전공자인 자녀 김의영 씨를 대표로 현재 4개의 직영점과 2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 직장인 등 20~30대를 주 타깃으로, 사업장은 품격 있는 카페와 같다. 무엇보다 창업자의 니즈를 반영한 운영시스템이 강점인데, 특히 강사와 고객관리 등 사업 운영에 관련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투자자가 항시 매장에 묶여 있지 않도록 편리성을 더해 시니어들의 가맹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현재 피아노리브레 가맹점들은 3억원대 투자로 총 투자비 대비 월 수익률은 3~4%를 상회하고 있다. 성인피아노학원외에 맥도날드같은 패스트푸드 분야의 메이저브랜드나 올리브영같은 드럭스토아도 투자형으로 많이 창업하는 분야에 속한다.

최근에는 풀잎채처럼 공동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형으로 창업해서 위탁운영하는 사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장 관리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는 ‘대형 음식점’과 ‘반부재사장형 업종’도 노년층 창업으로 알맞다. 주로 매장 운영을 책임질 전문 직원을 채용해 매장 운영을 맡기고 사업자는 가끔 매장에 들러서 매출 현황을 보고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샐러드 바를 접목한 한식뷔페, 대형 한식전문점, 캐주얼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전문점들이 이에 해당된다.

개인 고객은 물론 가족, 단체까지 같이 흡수할 수 있는 시설과 규모를 갖춘 것이 특징으로 주택단지나 아파트촌에 입지 유망하고, 도심 외곽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에 2015년 10월 10억 원을 투자해 270평의 감자탕 대형 매장을 오픈한 손철수(63세, 이바돔감자탕 인천청라점) 씨는 현재 월 평균 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0억 원 선의 고액의 투자비가 드는 투자 형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본부의 탄탄한 관리 시스템 여부라고 강조하는 손 씨.

가령 이바돔은 예비 가맹점주와 직영매장 직원들을 소통을 위한 본사 자체 아카데미를 운영, 분기별로 이바돔 전국 점주와 전 직원 등을 비롯해 약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실천하는 ‘바른 창업’을 모토로 가맹점의 성공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것.

또한 이바돔은 부진 가맹 클리닉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가를 투입해 가맹점주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거나, 본사 위탁운영 시스템을 통해 창업의 리스크를 덜어주는 등 창업자와의 상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 씨는 “현재 주방, 홀 서빙 담당 매니저들과 주방 7명, 홀 서빙 5명,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 3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다년 간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해온 본사의 운영과 교육, 조리 시스템 모두 짜임새가 있어 매장을 비워도 매출에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 창업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렛비즈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업상생위원장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Entrepreneur MBA 과정, 경희사이버대 호텔관광학과 MBA과정,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창업과 프랜차이즈 부문 강의를 맡았다. 지난 20년간 창업, 신사업 개발 및 유통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아이템선정 및 사업타당성 분석, 마케팅 및 경영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저서로 <탈샐러리맨 유망사업정보>, <맛있는 요리, 돈 되는 창업>, <실버정책과 창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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