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깔창 생리대' 논란부터 공정위 조사까지
유한킴벌리, '깔창 생리대' 논란부터 공정위 조사까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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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생리대 거품 가격 논란의 중심인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한킴벌리에 대해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유한킴벌리 등 생리대 업체의 가격 남용 관련 조사 여부에 대해 지금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값 인상 발표로 부당 책정 가격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최근에는 업계의 가격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생리대 시장, 독과점 문제

 

이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유한킴벌리가 동반성장위원회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점을 들어 이 경우 2년간 직권조사가 면제되는지 물었다. 정 위원장은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는 조사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조사는 가시화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금지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정거래법 32항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시장점유율 합계가 50% 이상)가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은 55%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

심 의원은 핵심은 생리대 값이 세계에서도 가장 비싸다는 데 있다. 이런 막무가내의 높은 격이 가능한 것은 생리대 시장이 독과점이기 때문이라며 공정위가 유한킴벌리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남용에 대해 책임 있는 조사와 조치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2004년 부가가치세 면세, 2008년 물가관리 품목 지정 등에 따라 생리대 가격이 현저히 인상될 수 없도록 억눌렀지만 이후 정책적으로 관리를 안 해 급격히 가격이 인상됐을 것이라며 시장 우월적 지위의 남용, 가격 담합 개연성이 충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조사를 집중적으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담합 혐의는 현 조사 대상은 아니다면서도 “(채 의원이 지적한 내용도) 알겠다고 말했다.

 

돈 없어 신발 깔창으로...”

 

유한킴벌리는 지난 5월 좋은느낌 등 여성용품 가격을 최고 20% 인상하려는 정책을 세워 논란을 일으켰다. 이 회사가 가격 인상을 발표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이나 휴지를 쓰고 있다”, “그 시기에는 학교를 아예 결석한다는 안타까운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사람들의 자발적 기부가 이어졌다. 서울시에서도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무료 지원하는 사업을 펼쳤다.

이와 함께 생리대 거품 가격 논란이 빚어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생리대 원재료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유한킴벌리가 리뉴얼을 핑계로 생리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실제로 소비자단체협의회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지난 3월까지 소비자 물가지수는 10.6증가한 반면 생리대 가격은 25.6나 상승했다. 반면 같은 재료인 펄프가 사용되는 화장지와 기저귀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5.9, 8.7인상됐다.

반면 생리대 제조에 사용되는 주 원료인 펄프는 지난 2010년 대비 2016429.6% 하락했고, 부직포의 경우 2012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향 안정세로 동기간 7.6% 하락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유한킴벌리가 20116월과 20136월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2위와 3위 업체가 따라 올리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이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생리대시장은 45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유한킴벌리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로 LG유니참과 한국P&G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매년 인상, OECD국가 2

 

여론이 계속해서 나빠지자 결국 유한킴벌리는 기존의 발표를 슬그머니 철회했다. 이후 6월부터 선보인 신제품에 대해서는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소비자들 눈치를 의식한 편법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당시 유한킴벌리 측은 가격안정을 위한 원가절감 노력과 내부적인 원가 상승요인 흡수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신제품 가격 책정 시 일부 반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생리대의 부가가치세(10%)를 면제해주고 있다. 여성용품은 소득과 무관하게 필수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재화라는 점이 고려,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으로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매년 국내 생리대 가격은 5~9%가 인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2배에 달한다. 국내 생리대가 개당 평균 331원인 반면 일본과 미국은 181, 캐다다 202, 덴마크 156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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