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해임안 부결...상처만 남긴 쩐의 전쟁
신동빈 롯데회장 해임안 부결...상처만 남긴 쩐의 전쟁
  • 조정필
  • 승인 2016.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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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롯데家 '쩐의 전쟁'은 점입가경이다.

창업주 신격호(91)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2)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61)롯데그룹 회장 간에 경영권 분쟁에서 3연승을 했다.

25일 일본 동경 신주쿠 일본롯데 본사에서 열린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총에서 신동주 회장이 제출한 경영체제 쇄신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이날 주총은 비공개로 오전 9시부터 1시간 여 동안 열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한국 검찰이 수사 중인 비자금 의혹 등의 중심에 있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등 홀딩스 현 경영진 7명의 해임과 신격호(95)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겸 회장 복귀와 신동주 전 부회장 본인의 이사 선임안을 냈다. 하지만 부결됐다. 이로써 신 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 이어 3연승을 하게 됐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롯데홀딩스 측에서 제안안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미타치 상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동생에게 밀려 그룹에서 쫓겨난 신동주 측은 이번 주총을 반격의 계기로 삼았다.

신동주 부회장은 한국 검찰이 한국롯데 그룹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은 경영진의 비자금, 배임-횡령에 관한 수사 중인 것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사실관계의 파악에 힘쓰고 있다"면서 "수사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그 내용을 밝히겠다"고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힘없이 무력화됐다.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찾기 위해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를 장악해야 하는데, 롯데홀딩스는 1대 주주 광윤사(28,.1%)에 이어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가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 이들이 신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130명의 직원이 소속된 종업원지주회는 의결권을 대표1명에게 위임하고 있다. 그가 신 회장을 지지한 것.

사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기대를 많이 했다.

여건이 지난해와 달라졌다. 한국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롯데그룹 수뇌부를 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에 대해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

반격에 실패한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신 회장을 비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오늘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해임안 등) 주주 제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그룹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서 대표자의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받았다. 현 경영진은 지금까지 책임 있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많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대응”이라며 “다음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싱겁게 끝났다. 하지만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향후 신 총괄회장과 분쟁 당사자인 신 회장, 신 전 부회장 사이의 상처는 계속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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