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이건희 시대 종언, 이재용 삼성시대 '위험'
이병철-이건희 시대 종언, 이재용 삼성시대 '위험'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 이재용 삼성 시대 '분석과 전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三星)은 세 개의 별을 의미한다. 국내 1위 글로벌기업인 삼성은 1938이병철 선대회장이 크고 강하고 영원하라는 의미로 창업했다.

이병철-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 시대가 도래 했다. 미래 예언가들은 삼성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세 개의 별이다. 이름과 회사명은 성명학(姓名學)에 근거를 두고 짓는다. 성명학적 풀이를 하자면 삼성의 불이 꺼져 가고 있다. 자연과 이치와 마찬가지로 삼성도 탄생(이병철)-진화(이건희)-소멸(이재용)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 번째 스타로 부상한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시대 삼성의 비전을 분석한다.

삼성 이재용 시대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4510일 이병철(창업주)-이건희 회장에 이어 사실상 3대 오너 겸 CEO자리에 올랐다.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 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부회장에 머물며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시대는 다르다. 이병철 창업주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이건희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혁신과 개혁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재용은 다르다. 선택과 집중의 실용주의를 선택했다. 전자(삼성전자)와 금융(삼성생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그리고 석유화학부문 계열사(삼성테크원, 삼성텔라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를 한화에, 나머지 화학계열사(삼성SDI케미칼사업부, 삼성정밀화학)를 롯데에 넘기는 빅딜을 했다.

제일기획,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의 계열사들도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경영 프레임은 사라졌다. 로고도 바뀌었다. 파란색 타원형의 ‘SAMSUNG’ 로고를 단순한 ‘SAMSUNG’으로 바꾼 것이다.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이건희 회장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흘러나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삼성은 계열사 인수합병(M&A) 및매각, 지배구조, 구조조정 등 갖가지 이슈가 쉴 틈 없이 진행됐다. 가장 진통 끝에 탄생한 삼성물산(제일모직과 합병)은 이 부회장을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했다고 분석한다.

이 관계자는 향후 삼성물산이 그룹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라며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합병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 얼리엇의 공격은 막아 냈지만 최근 법원이 합병 전 주식매수 청구가격 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또 참여연대가 회사와 경영진을 상대로 시세조정(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도 이 부회장에게 악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삼성물산 통합법인은 출범 이후 2분기(20159~20163)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은 매출액 64870억원, 영업손실 4348억원, 당기순손실 51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대비 10.2%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87.8%, 219.5% 증가했다.

주가도 심상치 않다. 건설과 상사 부문 모두 실적이 나쁘다. 삼성물산의 주가 가치마저 신 저가를 기록하며 개미투자자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의 첫 실험무대가 됐던 선택과 실용주의가 실패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룹을 지배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청구가격 산정이 잘못됐다는 판단이 나온 데 이어 에버랜드 전환사채문제로 이건희 삼성회장을 괴롭혔던 참여연대가 회사경영진을 상대로 시세조정혐의로 고발했다.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참여연대가 이재용 삼성을 공격한 만큼 이 부회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에 둔 구조조정에 따라 다른 그룹으로 매각한 계열사들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구조 조정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추진한 사업은 잘되고 있을까. 아니다. 한마디로 죽 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미래사업(바이오, 자동차전장 부분) 등은 실질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바이오 기업에서 복제약을 만들어낸 수준이라는 것. 삼성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스마트폰과 반도체 시장도 녹녹치 않다. 스마트폰은 저가 중국제품이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고, 반도체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이 2013228조원에서 지난해 200조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337조원에서 지난해 26조원으로 줄었다. 특히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공업 계열사 실적악화가 이 부회장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의 몰락>, <초국가 삼성을 건설하다-이건희 전()>을 펴낸 심정택 칼럼니스트 겸 산업분석가는 삼성은 스마트폰 이후를 준비하지 못해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삼성전자로의 쏠림 현상과 함께 사업의 적절한 분배나 분산이 이뤄지지 않아 경영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이 살아남기 위해선 삼성전자를 바탕으로 사업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 세계가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삼성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검증을 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온실에서 성장한 화초다. 2000년대 초반 ‘e-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다. 그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경영전면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업의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경영권승계를 위한 지배구조만 생각하다 보니 알짜 회사를 매각하는 등 경영 혜안력마저 잃었다. 이런 상태라면 삼성의 최대 위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에 대한 대관식에 앞서 철저한 경영검증을 해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경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마무리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통합 삼성물산)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에도 삼성그룹은 40개 계열사를 새롭게 편입시키고 48개를 제외해 전체적으로 8개 계열사가 줄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