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사망사건·노예계약’ 끝없는 갑질 ‘논란’
풀무원, ‘사망사건·노예계약’ 끝없는 갑질 ‘논란’
  • 고혜진 기자
  • 승인 2016.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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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우 회장, 풀무원 정신 ‘망각’...기업 이익만 ‘우선’

풀무원 남승우 회장
풀무원 남승우 회장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바른 먹거리를 강조하는 풀무원이 바르지 못한 행보갑질 논란에 휩싸인 것.

풀무원은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부친인 풀무원 농장원경선 원장으로부터 창립됐다.

풀무원 농장은 원경선 원장이 오갈 데 없던 이들을 모아, 쓸모 있게 세상을 살아가라는 의미로 만든 공동체명이다. 실제로 풀무원의 풀무대장장이가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해 불을 지필 때 쓰는 기구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동체명과는 달리, 풀무원은 지난해 지입차주와의 갈등에 이어, 지난 8일 직영 점주 사망 사건으로 바른 기업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직영 점주 사망 사건은 사건의 발단이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탓이라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남승우 회장이 운영하는 풀무원. 그곳은 이제 산업화에 썩어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회사와 오너의 갑질이 만연한 기업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풀무원 사망 사건

풀무원 남 회장이 최근 임직원 폭행 사망 사건으로 바른 마음 경영에 먹칠이 가해졌다.

지난 9일 경찰에 따르면 풀무원 계열사 임직원들이 술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직영점장을 때려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8일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 지점관리 A팀장과 B대리를 폭행치사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오전 1시경 강남구의 한 노래방에서 직영점 지점장인 C씨와 술자리를 가지던 중 C씨를 폭행,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술을 먹던 도중 C씨는 왜 우리 지점을 소홀히 하느냐며 본사의 처우에 대해 항의 했다. B대리는 자신의 상사인 A팀장에게 왜 함부로 대하냐면서 시비가 발생했다.

결국, 시비는 C씨와 B대리의 몸싸움으로 번지게 됐고, A팀장마저 C씨 폭행에 가담했다. 집단폭행을 당한 C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만에 숨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평소 풀무원이 바른 이미지를 표방한다는 점, 남 회장이 소통과 정직, 신뢰를 기업문화로 삼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사건은 풀무원은 물론, 남 회장에게도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풀무원 홍보실 한 관계자는 풀무원은 현재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보도되고 있는 것과 본사 처우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 해당 사건은 회사의 공식적인 모임이 아닌 사적인 모임이었기에 산재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유가족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위로금을 전달한 예정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은 지난해에도 화물운수업자들이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갑질 횡포 논란이 일었다. 이번엔 본사 직원이 사망사건까지 일으켰다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속 처리된 A씨와 B씨는 현재 풀무원 회사 측에서 퇴사 처리된 상태다.

화물연대, 현대판 노예계약

풀무원 장기 파업 해결을 위해 나선 음성군민대책위원회
20159월 충북 음성군에 있는 풀무원 자회사 엑소후레쉬 물류센터의 화물 노동자 41명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예가 아닌 인간으로 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

그동안 부분파업은 두 차례 있었지만 전면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파업을 시작한 지 100일째 되던 날. 아직까지도 노측과 사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풀무원 물류 계열사인 엑소 후레쉬 물류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에게 피해배상을 조건으로 조속한 업무 복귀를 요구했다.

이 같은 회사의 복귀 요구는 일조의 협박이었다. 회사는 오는 31일까지 복귀하면 2700만원을 내면 되지만 그 이후 복귀 시 2배 이상인 67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한 것.

화가 난 노동자들은 파업하는 동안 수입도 전혀 없는데 2000만원 상당의 돈을 내고 복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 이는 복귀해서 차를 팔고 회사를 나가라는 것이다. 회사는 복귀하라고 말만 할 뿐 100여일 동안 우리의 대화 요구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회사가 노조를 없애기 위해 파업을 길게 끄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511월 화물연대 풀무원 분회가 생긴 이후 노조 가입자도 늘어나고 시위와 같은 집단행동도 늘어나니 사측이 노조 없애기에 돌입했다는 것.

이번 파업의 중심에 있는 도색 유지 서약서가 대표적인 예이다. 회사는 외관상의 이유로 화물차량에 화물연대 스티커를 붙이지 못하게 했다. 그 스티커를 붙였을 경우 1달 월급의 2배에 가까운 돈을 회사 측에 내야 한다.

노조 측은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제시한 도색 유지 서약서를 현대판 노예 계약서로 봤다. 개인의 차량에 노조 가입자를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이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화물연대 풀무원 분회는 "이번 파업은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다른 화물 노동자들이 일하는 만큼 일하고, 다치면 법의 보장대로 산재를 인정받는 것을 요구 했다. 근로 조건이 조금만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위기의 남 회장

남 회장이 연이은 악재에 위기. 여론과 관련업계의 비판은 물론, 매출액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4313억원보다 6.6%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332900만원 보다 70%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22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225000만원보다 손실이 늘었다. 이에 올 초 두부와 계란 값 인상을 단행했지만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해외 사업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풀무원식품의 해외법인 매출은 2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이 297억원에서 428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남 회장의 배당금이다. 국내와 해외 법인 모두 실적 악화가 이어졌음에도 불구, 남 회장이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

지난해 풀무원은 영업이익 395억원, 당기순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각가 25%, 76.2% 줄어든 수치지만 배당에는 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남 회장이 실적 악화에 빠진 풀무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 풀무원이 최근 몇 년간 실적부진을 겪으며, 대리점과 직원 등에 무리하게 영업압박을 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여론 역시 매섭다. 여론에서는 "지난해 운송노동자들의 파업과정에서 불거진 '갑질' 논란에 이어 직원 간 폭행치사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풀무원은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갈등과 실적악화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라며 바른 먹거리로 국민들 식탁에 오르는 풀무원의 향후 행보에 귀추를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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