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계속 되는 국민 '실망'....'언제'까지?
정몽구 회장, 계속 되는 국민 '실망'....'언제'까지?
  • 고혜진 기자
  • 승인 2016.0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기의 현대차, '글로벌 전략 문제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몽구 회장 발등이 떨어졌다. 현대차의 잇따른 안전관련 사건·사고 소식에 국민들의 실망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

지난 3월 말에 나온 영국 투자정보기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의 자동차 부문 연구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CDP의 세계 15대 자동차업체 배출가스 관련 분석 보고서 이미션 임파서블(Emission Impossible)’에 따르면 국내 최대 완성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는 배출가스등 기후변화 대응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에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 역시 비상이다.
 
파리 기후협약과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가 크게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을 실망시킬 생각인 걸까.
 
영국 투자정보기관 CDP 보고서
 
영국 투자정보기관 CDP 보고서 결과, 현대차는 친환경차 생산 제조공정상 온실가스 관리 온실가스 규제 정책 지지도 기업 지배구조와 전략 등 기후변화 대응 정도를 따지는 CDP의 성과 등급 등을 종합한 결과 15개 자동차업체 중 13위에 그쳤다.
 
1위는 닛산이었고 르노, BMW, 도요타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와 함께 하위 그룹을 형성한 완성차 업체는 타타모터스, 스즈키 등이다. 중간 그룹은 다임러, 혼다, 포드, PSA 푸조 시트로엥, 마쓰다, GM, 폴크스바겐, FCA 등이다.
 
현대차는 탄소배출량과 연료 효율을 따지는 항목인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 즉 플릿 이미션 부문에서 D등급(최하 등급은 E등급)을 받았다. 플릿 이미션은 자동차산업 전체 배출가스의 약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협력업체의 배출가스(14%), 완성차업체의 조립 및 제조 과정 배출가스(3%) 등이다.
 
현대차는 온실가스 규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 부문에서 가장 낮은 E등급을 받았다. 현대차가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등 기후변화 관련 규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것 등이 그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지난해 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를 시행하고자 했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차를 구입할 때는 보조금을 주고,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를 살 때는 부담금을 매긴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도가 시행되면 연비가 좋은 독일, 일본 수입차에 보조금이 돌아가 국산차가 역차별 받을 수 있기 때문. 이에 이 제도는 업계의 반발로 2020년으로 시행이 연기됐다.
 
이어 현대차는 친환경차 생산 부문에서 보통 수준인 C등급을 받았다.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을 만들어 팔면 배출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 지표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판매에선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지만 연료전지차 개발에 역점을 둬온 점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기아차는 CDP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CDP에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뿐,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아차는 탄소배출 문제 대응 현황을 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인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친환경차 선도기업들 약진
 
이번 조사에서 폴크스바겐은 1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은 CDP 평가에서 6위에 오른바 있지만, 연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때문에 플릿 이미션 부문에서 E등급을 받아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친환경차 생산 부문에서 A등급을, 협력업체 배출가스관리 부문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 친환경 차종을 다수 보유한 덕분이다.
 
닛산, 르노, BMW,도요타가 선두그룹으로 평가받은 이유는 뭘까.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킨 닛산은 특히 친환경차 생산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닛산의 리프(LEAF)’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배터리 전기차다.
 
르노는 2위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생산, 제조공정 효율 개선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오른 순위다. 르노의 배터리 전기차 조이는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르노는 저탄소 정책을 적극 지지한 덕에 온실가스 규제정책 지지도 부문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CDP 보고서에서 거론된 15대 완성차 업체의 시장 규모는 8460억 달러(990조 원)로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이들의 변화는 세계 자동차 변화로 직결된다. 배출가스를 제한하는 파리 기후협약 등이 진전되고 디젤 차량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첨단 친환경차량 개발을 선도해온 업체들은 경쟁우위에 서게 됐다.
 
실제로 닛산, 르노, 폴크스바겐이 친환경차 생산 부문에서 A등급을 받은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5종의 첨단 친환경차 새 모델을 출시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 차량 판매량이 3배로 늘었다.
 
CDP 보고서가 강조한 세 가지
 
폴크스바겐 스캔들 이후 플릿 이미션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대차를 포함해 GM, 포드, 혼다, BMW, 다임러 등 7개 사가 EU와 미국에서 플릿 이미션 기준 미충족으로 48억 달러(CDP 추정치)의 패널티를 물게 됐다.
특히 미국 양대 자동차 업체인 GM과 포드가 심각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두 회사의 벌금 추정치는 30억 달러에 달한다.
 
CDP는 이번 보고서에서 3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플릿 이미션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 실험실 테스트와 실제 도로 주행 때 발생하는 배출가스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배터리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에 대한 투자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 디젤 차량에 대한 수요가 반작용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스캔들 여파로 도시의 대기오염 해소 요구가 커지면서 유럽 주요 도시들은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2020년까지 디젤 차량을 전면 금지하는 안까지 내놓았다.
 
셋째, 이번 분석 대상 기업 중 절반은 온실가스 규제 정책에 미온적이었고, 나머지 절반도 마지못해 이를 따르는 정도였다는 것.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폴 심슨 CDP최고경영자는 주요 자동차 회사에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 이대로 무너지나
 
현대차는 기후변화 대응과 향후 전략 방향 등에 대해 외국 투자사들의 질의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20년 연비 25% 개선을 목표로 파워트레인, 연비 기술, 환경차 확대 등 세부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 중이며, 2020년까지 환경차를 26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경우 아직 협력사 관리에 미흡한 점이 많다. 그룹 내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관련 계열사에 대한 컨트롤타워 기능도 미약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당당한 포부에도 불구,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의심과 불신으로 가득하다. 그들의 안일한 태도가 국민들의 더 큰 분노를 산 것.
 
이에 네티즌들은 국민의 안전생명의 위협하는 정도가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수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분명 현대차는 소비자들이 다 떠나고서 후회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실망을 넘어선 국민들의 분노’, 현대차가 위기에 빠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