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말할 때, 주먹보다 더 가까운 친근한 법률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가 “법대로 하자”고 외칠 때 법보다 인간이 더 먼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허름한 양복과 풀어진 넥타이에 왠지 만만해 보이는 그 사람. 차가운 법률 타운이 아닌 허름한 변두리 사무실에 어울리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그가 말하는 변호사란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릴 때 얼굴을 바라봐주는 사람이다.
‘법’이 필요한 순간
첩첩산중 촌구석에서 태어나, 사법고시 수석 입학 및 졸업. 전도 유망한 검사이자 거대 로펌 대표이사의 사위가 되면 출세가도를 달리던 주인공 조들호. 명예와 권력 모든 것을 손에 쥔 그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검찰의 비리를 견디지 못하고 내부 고발하면서 가족을 비롯, 손에 쥔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잃고 재기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조들호는 비참한 삶 속에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과의 사건들을 계기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선다. 법을 지켜나가는 또 다른 모습인 변호사로서의 그의 인생 2막이 펼쳐진다.
변두리 소도시에 어색하게 자리잡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사무실. 우리는 조들호를 통해서 법이 지켜주는 편안함을 알게 되고 그의 눈을 통해서 이 세상을 유지하는 법의 실체를 보게 된다. 이처럼 인간적인 조들호의 법 이야기가 파란만장하게 이어진다.
“법률 교과서가 아니다”
이 책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삶의 이야기다. 재산을 빼앗으려는 친척들로부터 미성년자인 소녀가장을 지키기 위한 이야기 ‘법정대리인’.
셧다운제로 프로게이머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청소년을 위한 소송을 그린 ‘청소년 보호법 3장 26조’
장애인과의 사랑으로 임신하게 된 임신부. 그녀의 권리에 대해서 냉정하게 돌아보게 하는 ‘모자보건법 14조’.
희대의 연쇄살인범을 변호하는 조들호를 통해서 되새기는 인간의 존엄성 ‘국선변호사’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선택을 두고 벌어지는 학교의 왜곡된 선택과 학생의 대립 ‘초/중등교육법 29조’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피의자를 위해 국민참여재판을 벌이는 조들호. 그가 가진 변호사로서의 도덕률을 그린 ‘국민참여재판’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들. 문제는 당신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 ‘주택법 제 44조’
연예인과 기획사 대표의 극복할 수 없는 갈등. 그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연예인 표준계약서’
사육사를 물어죽인 호랑이에게 구형된 사형. 과연 잘못은 누구에게?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 4조’
법을 지키는 것보다 법을 어기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외모에 항상 풀어진 넥타이. 그렇게 우리 곁을 찾아온 조들호 덕분에 우리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법’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법, 법무부, 검찰 등은 항상 우리 삶과는 관계없는 곳에서 차갑게 세상을 지켜볼 것 같다. 그러나 조들호를 통해서 만난 ‘법’은 충분히 친근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조금씩 법과 가까워지고 편안하게 법을 접할 수 있을 때 그때야말로 우리 사회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딱딱하고 준엄한 법률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지켜주는 안전망으로써의 법과, 그 법을 무기로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는 인간적인 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 해츨링/ 출판사 사람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