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상생', 면세점 선정 '일회용'?
롯데 신동빈 회장 '상생', 면세점 선정 '일회용'?
  • 박기영 기자
  • 승인 2015.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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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면세점 탈락도 하청업체, 세입자 죽이기도 한몫 한듯
▲ 롯데 호텔 지하 아케이드. 빈 매장들이 줄지어 있다.

롯데신동빈 회장은 사재까지 출연하면서‘상생’을 외치며 면세점 수성 지키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지켰지만, 잠실롯데월드 면세점은 탈락했다.  그룹 이미지는 물론 호텔롯데의 상장마져 위협받고 있다. 롯데의 탈락에 대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형제의 난을 통해 롯데가 한국보다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무엇보다 상생보다 하청업체 죽이기에 나섰던 과거 롯데의 행태가 발복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롯데의 소공동 면세점 수성 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롯데지하상가 세입자들이다.  이들은 면세점을 확장 계획에 밀려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이들의 사연을 집중 취재 보도한다.

‘금싸라기’수성의지

롯데 소공동 면세점이 롯데 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금싸라기 사업장’인 셈.

이런 면세점 수성을 위해‘상생2020’행사를 열고 신 회장의 사재까지 털어‘상생하는 기업’롯데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정작 현재 함께 일 해온 소상인들에게는‘갑질’을 멈추지 않았다.

신 회장이 롯데가 한국기업임을 강조하는 그 순간에도 정작 수익은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과 유사했다. 일본에서 15 년을 거주한 사업가 김 모씨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소지한 서 모씨 등 여러 분야의 일본 거주인들은“일본에서는 롯데가 당연히 일본 기업이라는 분위기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신 회장은 롯데문화재단 출범과 청년 창업지원을 위해 각각100억 원씩을 기부했으며, 지난 달 29일에는 청년희망펀드에 7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일견에도 사회공헌 의지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재계에서도“돈 안 쓰기로 유명한 신 회장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상황을 들여다보면 신 회장의 호의를 순수하게 믿기 힘들어진다.

오는 14일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발표된다. 롯데그룹 내 매출 1 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장의 존폐가 걸린 일이다. 또,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다. 게다가 롯데의 국적논란은 신 회장을 국정감사장에까지 서게 했다. 한 때‘롯데 불매운동’까지 말이 나올 정도로 전 국민적인 강한 반감이 퍼져나갔다.

▲ 신동빈 롯데 회장

“면세점 결정되면 협상”

<한국증권신문>이 지난 달 23 일 롯데 호텔 아케이드에서 벌어진‘상가 임차인 갑질을 단독보도했다. 하지만 롯데의‘상가임차인 갑질’은 아직 까지 변한 것이 전혀 없다. 롯데의 행태는 여전하다. 현재 임차인들과 롯데측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롯데측은 임차인들에게“14일까지 기다려라”고 말했다. 14일 면세점 선정이 결정되고 나면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롯데호텔 상가협의회 관계자는“해당 보도가 나가고 나서 담당자가 말을 아낀다. 말이 더 모호해졌고 기록을 절대 남기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뭐 하나 말을 확실히 하는 것이 없다. 다만 말투를 봤을 때 내년 계약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점이 확정되던 안 되던 이들은 한 평생을 보낸 일터와 작별을 해야 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어 그는“롯데 담당자가 14일 면세점 선정이 끝나고 나서 말하자고 한다. 면세점 선정이 끝나고 나면 꺼리길 것이 없다는 뜻”인것 같다며 분개했다.

해당 상가 임차인들은 짧게는 10여 년부터 길게는 40여 년 가량을 롯데와 함께 한 사업파트너들이다. 그리고 좋은 자리로 옮겨주겠다는 롯데 호텔의 약속만 믿고 지난 4년 간 이전 대비 30%도 안 되는 매출로 참고 견딘 이들이다.

다른 상가협의회원은“신 회장이 외치는 상생은 과연 누굴 향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위암에도 편의점 못접어”

지난 9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위암 3기를 판정받은 편의점 점주는 롯데 계열사인 세븐일레븐과의 위약금 때문에 편의점을 폐업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업주는 월 24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정작 순수익은 2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업주는“이제는 하소연조차 듣기 싫은지 담당 영업사원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며“본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탄원서도 넣어봤지만 묵묵부답”이라고말했다. 또“,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벅차 몇 달 전부터는 편의점 임대료도 내지 못한다”라며“암환자가 말라 죽어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가맹본부에 더 이상 호소할 힘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는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선정이 될 경우 면세점을 확장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중소기업들을 대거 입점 할 예정이라며 상생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롯데는 사회 공헌 부분에서 인색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에 관해 업계 관계자는“신 회장의 이번 기부나 상생을 위한 다짐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다.

이번 면세점 선정이 끝나고 나면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 14일 면세점 사업자가 확정되면서 롯데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 소공동 면세점은 수성했지만 제 2 롯데월드점은 잃어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

신 회장의 '상생'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끝나고도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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