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최전방 전투병력 58% 방탄복 미지급...적탄에 무방비
육군, 최전방 전투병력 58% 방탄복 미지급...적탄에 무방비
  • 박현서 기자
  • 승인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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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기 의원, “인명중시하지 않는 군, 적과 용감히 싸우라 명령할 자격 없다”

최전방에 배치된 육군 고위험 전투병력 절반 이상이 적의 소총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방탄복 보유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군은 방탄복 지급 기준에 따라 GOP, 특공부대 등 최전방 고위험 전투병력 100,549명에게 방탄복을 지급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42,030개(42%)만 보유해 58,519개(58%)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쟁위협이 고조된 지난달 최전방에서 실제 교전이 발생했다면  전투병력 10만여 명 중 절반이 넘는 5만 8천여 명의 장병들이 방탄복도 없이 전투에 투입돼야 했던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보유 중인 방탄복 42,030개 중에서도 북한군이 사용하는 AK-74 5.45밀리미터 소총탄 방호가 가능한 방탄복은 3,147개뿐이란 점이다.

2014년 국방부는 AK-74 소총탄도 막을 수 있는 신형 방탄복 8,602개를 구입했지만 5,455개는 방탄판이 삽입되지 않아 9밀리미터 권총탄 방호만 가능한 실정이다.

국방부의 방탄복 운용개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방부는 작전환경에 따라 A형(GP‧DMZ, 비무장지대), B형(GOP, 전투전초), C형(FEBA, 전투지역전단 및 기타지원부대)으로 분류해 방탄복을 지급하는데, A형만 AK-74 소총탄 방어가 가능한 방탄판 삽입 신형 방탄복이다. 나머지 병력은 소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는 무용지물인 방탄복을 착용하고 전투에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해 백군기 의원은 "GOP와 전투지역전단 장병들도 전투상황 발생 시 즉시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도 AK-74 소총탄 방호가 가능한 방탄복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인명을 중시하지 않는 군은 적과 용감히 싸우라고 명령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2015년 19,070개, 2016년 21,140개, 2017년 21,140개씩 총 61,290개의 방탄복을 도입해 보유율을 지급 기준 대비 100%까지 끌어올리고, 이후 2018~2020년에 걸쳐 매년 11,333개씩 총 33,999개를 더 도입해 구형 방탄복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그러나 백군기 의원은 이와 관련 “얼마 전까지 한반도에 전면전 위협까지 고조됐던 상황을 고려하면 목표연도인 2020년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고위험 전투병력에 대한 방탄복 지급은 하루라도 빨리 100%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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