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해소ㆍ지배구조 구축’두 마리 토끼 잡아야
‘청년실업 해소ㆍ지배구조 구축’두 마리 토끼 잡아야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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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만4천명 고용 아닌 취업 교육…실효성 의문
-통합 SK 출범 지배구조 발판 마련, 지분 정리 골머리

최태원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8월 14일 출소했다. 최 회장의 사면을 두고 민변과 참여연대의 시선이 곱지 않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이재화 사법위원장은“노동운동과 통일운동으로 형사 처벌된 사람은 사면하지 않고 재벌만 사면한 것이 무슨 국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인가, 재벌 특혜 사면”이라고 혹평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총장도 16일“최 회장을 사면복권 해줬다고 해서 경제가 잘되고 사회가 통합되는지는 의문이다.

국민들은 결국 최 회장을 풀어주기 위한 특사였다는 냉소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회장은 청년실업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마저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설상가상 계열사 지분을 신속히 정리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오너리스크는 해소됐지만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산 너머 산이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경제살리기에 기여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실효성 없는 고용 대책

최 회장 사면 직전, SK그룹은 내년부터 2년간 청년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창업과 취업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정책에 맞춰 청년실업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청년 2000명씩 모두 4000명을 대상으로 2~3개월간 의 직무교육과 3~4개월의 인턴십을 진행한다. 이중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을 선발해 SK 협력업체와 지역 벤처기업, 사회적기업 등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턴 기간 중 이들에게 지급하게 될 교육비와 급여(월 150만원)는 SK가 부담한다. SK는 프로그램 수료자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협력업체, 벤처기업 등에 취업을 알선해준다.

이와 함께 25개 대학에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한다. 창업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기 위함이다. 매년 1만명씩 2년 동안 2만명의 청년들에게 창업교 육과 컨설팅, 창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한다. 교육생 중 매년 20개 창업팀 100명을 선발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드림벤처스타와 SK의 브라보 리스타트를 통해 인큐베이팅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교육에 임하는 2만 4000명이 SK에 직접 고용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실질적인 청년실업 해소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고용대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질책했다.

‘경제살리기 기여’의문

기업인 사면 취지인‘경제살리기’가 국민 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줬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시각도 존재한다.

2007년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사면 당시 취지는‘평창올림픽 유치’였다. 박 전 회장은 당시 IOC 위원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분식혐의 등으로 실형을 받아 위원 자격이 정지됐다. 결국 이를 목적으로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하지는 결과는 유치실패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 박 전회장으로서는 평창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만 놓고 봤을 때는 국민 실질 경제에 보탬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2008년 한 차례 사면됐었던 최태원 회장은 당시“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알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 신기술개발 등 경제난 타개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면 직후 최 회장은 또다시 SK텔레콤과 SK C&C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49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고 2013년 1월 수감됐다. 사면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뤄진 횡령혐의로‘기업인 사면’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경제활성화 비전 필요

최 회장의 사면 이유는 사업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주요 골자다. 최 회장은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최근 대기업 총수 일가에 대한국민정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롯데 사태’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더욱 거세졌다. 최 회장의 사면 이후 행보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따가운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오너 경영’에서 드러나는 경영의 폐단을 불식시키고 고용촉진과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 앞에서 증명해야 한다.

올해에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어김없이 대기업 총수 사면이 이뤄졌다. 사면 규모가 크건 작건 일반인과 다른 틀에서 특별대우를 받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특별 명목 역시‘경제살리기’인 만큼 어떤 식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지 관심갖고 지켜 볼 일이다.

계열사 지분정리 과제

최 회장은 지난 1일 통합 SK 출범으로 안정적 지배구조의 발판을 구축했다. 통합 SK㈜는 SK C & C가 기존 SK(주)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탄생한다. 회사 내 체제명을‘SK주식회사 홀딩스’와‘SK주식회사 C & C’로 정하고 1사 2체제로 운영된다.

SK그룹은 통합 SK㈜의 공식 출범으로 단일 지배체계를 확립하게 돼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됐다.

최 회장은 지배구조의 큰 틀은 구축했지만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SK플래닛의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주사인 SK의 증손자 회사다. 당장 오는 9월까지 공정거래법에 따라 SK플래닛은 SK컴즈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전량 매각해야 한다. SK증권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SK 증권이 지주사인 SK 아래로 편입되면서 유예기간이 끝나는 2년 뒤부턴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SK증권 역시 추후 매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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