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후 통첩' D-1, "내부통제 한계에 다달았나?"
북한 '최후 통첩' D-1, "내부통제 한계에 다달았나?"
  • 박기영 기자
  • 승인 2015.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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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군 대응사격에 사용된 K-55 자주포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북한이 목함지뢰로 군사적 도발을 실행한 이후 우리군과 북측의 강경한 대응이 맞물려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급기야 42년 만에 휴전선 부근에서 포격전까지 벌어졌다. 끝이 아니다. 북한은 "48시간 이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추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통보해왔다. 하지만 우리 군은 여전히 강경한 대응을 보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북측의 통보 이후 48시간인 22일 오후 5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포격 도발

우리군은 군사적 행동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볼 때 '반격'외에는 마땅한 보복 수단이 없다. 그래서 재개 된 것이 대북 심리 방송이다. 이 방송을 직접 들어보면 의외로 심각한 내용이 아니다. 남한 주민들이 듣기에는 이미 이슈가 다 지난 '뻔한 뉴스'들과 일기예보, 평이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 방송에 극단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언제나 우리군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 한동안은 도발을 자제하던 천안함이나 서해 교전 때와는 그 대응 정도가 달랐다. 실제로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 53분께 14.5mm 고사포를 경기도 연천군 야산에 발사했고, 19분 뒤인 4시 12분에 다시 76.2mm 직사포로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남쪽 700m 지점에 수발을 다시 발사했다.

다행히 이로인한 우리측의 피해는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14.5mm 고사포나 76.2mm 직사포를 직접적인 인명 살상 목적으로 발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훨씬 살상력이 우월한 대구경 중화기들이 즐비한 가운데 굳이 해당 화기들을 통해 공격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군사도발이 우리군을 노린 것이 아닌 '내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력 강화를 위해 '외부의 적'을 강조하고 정권의 힘을 보여주는 일종의 '퍼포먼스'라는 것. 전형적인 군사국가의 내부통제 강화 방식이다.

우리군 '강경대응'

북한의 포격도발에 우리군은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군은 20일 5시 4분께 군사분계선 500m지점에 155mm 자주포로 수십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155m 자주포는 대응 사격에 어떤 탄종을 사용했는지 정확한 발표는 없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고폭탄의 경우 살상반경이 50m에 이르는 중화기이다. 북한의 첫 포격도발로부터 1시간 11분 만이다.

1시간 가량의 텀이 있었던 것은 북한의 포격도발이 육안이나 소리로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포병레이더로 포착해 낙탄 지점을 확인하는 것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해당 확인이 완료되어야만 발사지점을 특정할 수 있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이에 북한은 21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민경소초들을 목표로 남측이 포탄 36발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포격도발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해당 방송에서 "'남측으로 포탄 한발을 발사해다'는 있지도 않은 구실을 내대고"라며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 말미에는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정리하면 자신들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내세우면서 '피해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 강한 면모를 강조한 것이다. 즉, '공식입장'이라기보다 '북한 내부'를 목적으로 방송한 것. 

북한, '내부통제수단' 이젠 없나? 

우리군의 대응 사격에 대해 북한은 현재 노동당의 군사 관련 최고 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했으며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군 역시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한반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북측은 한편으로는 20일 오후 4시 50분께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겸 대남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왔다. 시간을 따져보면 우리군의 대응 사격이 있기 직전이다. 반대로 보면 북측의 포격 도발 직후다. 해당 서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라"는 요구와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거의 같은 시각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이날 오후 5시부터 48시간 이내 대북 확성기 철거'를 요구했다. 만약 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강경한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복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입장상의 이유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여지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추가 도발은 '포격', '도심지 테러' 등이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이런 북한의 '막무가내식' 행동은 김정은 정권이 그만큼 위기에 내몰렸다는 해석이다. 강경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정도로 위기감을 조성하지 않으면 내부통제를 할 수단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북 심리전에 관해서도 김정은이 집권 직전까지 해외 유학을 하고 있었던 만큼 해당 방송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전략인 '정보통제'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군은 여전히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라서 22일 오후 5시를 분수령으로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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