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알선 성매매, 낯 뜨거운 “황제 놀이”
고위층 알선 성매매, 낯 뜨거운 “황제 놀이”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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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종사자 성매매, 성범죄 심각 “엄중한 처벌 필요”
▲ 필리핀 성매매 여성들

사회 지도층의 비뚤어진 성의식, 성매매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성매수를 벌이다 공개 협박을 받은 남성 의사가 20대 여성 2명을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윤모(28·)씨와 정모(26·)씨 등 2명을 공동공갈 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브로커 최모(36)씨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및 횡령혐의로 함께 구속했다.

스폰서강남 의사 A

경찰에 따르면 30대 중반의 의사 A씨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병원을 열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A씨는 강남 지역 의사·한의사들과의 친목 모임에도 나갔다. 성매매 브로커 최모(36)씨를 알게 된 것도 이 모임에서다. A씨는 이 모임에서 선배인 40대 의사 B씨로부터 성매매 최씨를 소개 받았다. B씨는 이미 최씨의 중개로 성매매 경험이 있었다. 이를 후배와 같이 나누고자 했던 것.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씨의 소개로 윤씨와 성관계를 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A씨와 한 번 관계를 가질 때 마다 약 15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100만원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50만원은 최씨가 갖는 일종의 성매매 계약이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점심 때 윤씨와 병원 근처 모텔 등지에서 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윤씨는 후배 정모씨에게 요즘 돈을 잘 주는 스폰서가 생겼다고 자랑을 했다.

브로커 최씨에게 50만원을 떼주고 100만원만 받는다는 말을 들은 후배는 오히려 “A씨의 아내를 협박해 거액의 돈을 받아내자는 위험한 제안을 했다.

윤씨는 A씨에게 둘의 관계를 그의 아내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기로 했다. 그 길로 윤씨는 SNS를 검색해 A씨 아내 연락처를 알아내고 A씨와 관계를 할 때 그의 벗은 뒷모습을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초 A씨에게 그의 알몸이 찍힌 사진·동영상을 보여주고 “3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당신 아내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성매매 브로커까지 얽혀 A씨는 브로커 최씨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최씨는 내게 2000만원을 보내면 윤씨에게 전달하고 해결하겠다A씨를 달래 돈을 받았다. 그러나 최씨가 돈을 전달하기도 전에 불안감이 커진 A씨는 3월 중순 강남경찰서에 윤씨와 정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며칠 뒤 윤씨와 정씨를 공동공갈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윤씨에게는 성매매혐의도 적용됐다.

최씨는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2000만원을 들고 달아났다가 지난달 29일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최씨는 이에 대해 돈을 받아 전달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경찰에 붙잡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씨는 도피 중에 성매매를 알선 했던 다른 의사 2명을 협박해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을 받아 생활자금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를 통해 여성을 소개받고 성매수한 서울 강남지역 의사 A씨 등 3명을 성매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최씨에게 도피자금을 제공한 의사 B씨 등 2명에게는 범인 도피혐의도 적용됐다.

매일 여성 바꿔 성매매

의사, 변호사, 교수 등 경찰이 분류하는 6대 전문직 종사자들의 성범죄가 연간 400건이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범죄 통계를 낼 때 의사, 변호사, 교수, 종교인, 언론인, 예술인을 전문직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성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6대 전문직 종사자는 총 2132명인것으로집계됐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성폭행과 강제추행이 1137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성매매 499, 간통 249, 음화(음란물) 제조 및 반포 124, 이른바 몰카로 불리는 카메라 촬영 81,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23, 공연음란 17명 등순으로 파악됐다.

범죄자를 직업별로 나눠보면 의사가 7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교인 578, 예술인 492, 교수 191, 언론인 100, 변호사 32명순이었다.

실제 지난 4월에는 필리핀까지가서 원정성매매를 한 교수,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남성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핀리핀 여성과 낮에는 관광을, 밤에는 성매매하는 이른바 황제여행을 즐겼다.

브로커 김씨(39)는 필리핀 세부에 거주하면서 현지 성매매 알선업자와 결탁해 지난 2010년부터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세부여행카페를 개설해 매춘관광객을 모집했다. 이른바 황제관광은 통상적인 여행상품에 매일 상대 여성을 바꾸는 성매매와 골프 관광을 포함시킨 여행 상품이었다.

성매수 남성이 필리핀에 도착하면 현지 유흥업소 종업원이 성매매 상대로 연결돼 낮에는 여행가이드로, 밤에는 연인인 것처럼 함께 머물며 성매매 상대가 되도록 했다. 김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72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매수자는 30~50대가 주를 이뤘고 대학교수 공인회계사 세무사 부동산중개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고액 연봉의 대기업 회사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2~4명씩 그룹을 이뤄 원정 성매매 관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부유층의 잦은 성매매, 성범죄 등을 성에서조차 특권 의식에 젖어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은 빈부나 사회적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만 의사, 교수, 종교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고도의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있어야 한다이들의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수사하고 엄중한 처벌로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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