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옥중에서도 지킬 건 지켜... "사회적 책임 다한다"
최태원, 옥중에서도 지킬 건 지켜... "사회적 책임 다한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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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노사가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에 제공함으로써 협력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이번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은 최태원 SK 회장의‘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 이은 기업의 혁신적인 사회적 책임(CSR)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오랜 수감생활 중인 최 회장은 여전히 사회적 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중소 상생협력 모델

SK하이닉스는 최근 2015년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의 처우 및 안전∙보건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같은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결국 인상분의 20%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협력사와 성과공유제를 운용하는 기업이 일부 있었지만 인상된 임금의 일정액을 협력사 구성원에게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다른 기업들의 임금 협상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임금공유 ▲노사협력 임금체계 개편위원회설치 및 ▲하이닉스와 지역경제 상생을 도모하는‘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등의 3대 상생방안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타결방안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박성욱 사장은 “노사의 이번 결정은 타이밍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업계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와 함께 대∙중소 기업 상생협력 모델까지 만들어 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에 ‘쾌척’

이날 협약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노측이 임금인상 재원 3.1% 중 10%인 0.3%포인트를 내놓고 사측이 같은 규모인 0.3%포인트를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내놓아 0.6%포인트만큼의 비용을 협력사에 제공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구성원의 실제 임금인상률은 2.8%로 줄어드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협력사 임금 공유 결정은‘더불어 함께 성장한다’는 최 회장의 굳은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SK하이닉스 노사는“SK그룹 편입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노사관계 측면에서 적극 받아들여 이와 같은 발전적 임단협이 타결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그룹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려면 협력업체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해왔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이천∙청주사업장 협력사 4000여 직원의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안전∙보건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노사는 지난해 도입한 정년연장∙임금피크제와 통상임금 시행안을 마련하기 위해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를 만들어 하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부터 임직원에게 1인당 연간 30만원씩 농협 친환경 농산물 구입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임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농가 발전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실제 농가에 연 1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노동조합 김준수∙박태석 위원장은“이번 타결로 SK하이닉스의 노사문화는 한솥밥한식구 문화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노사가 협력업체 직원 및 모든 이해관계자들까지 한 식구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성과 인센티브 제안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오랜 수감생활을 이어가며 경영에서 한 걸음 물러났지만 자신이 지난 10여년간 추진해 온 사회적 기업 육성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고안은 금전적 보상은 물론, 경영상 필요한 법률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현실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대한 경제적∙법적 지원책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 육성에 관한 최회장의 신념은 지난해 10월 옥 중에서 출간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최 회장은“혼자보다 둘, 둘보다는 여럿일 때 우리는 더 멀리 가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더 많은 사람이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해답은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사회성과 인센티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고용이나 환경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사회적 기업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딧’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SK그룹은 지난 4월 최 회장의 제안을 반영해 향후 4년간 총 700억원을 지원하는‘사회 성과 인세티브 추진단’을 발족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지난해 역량 있는 사회적 기업가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설립한‘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를 설립했다.

최 회장은 카이스트 청년창업투자지주의 창업 지원자금 100억 원을 모두 사재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SK그룹은 전도유망한 청년 사회적 기업가 5명을 첫 투자 대상자로 선정했다.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해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최 회장의 신개념 상생 문화개척이 어떤 결실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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