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육 위해" 햄스터 씹어 삼켜
"아이들 교육 위해" 햄스터 씹어 삼켜
  • 권성민 기자
  • 승인 2015.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은 1983년작 '브이'의 한 장면

‘김치를 못 먹는다’는 이유로 4살 여아의 뺨을 후려치는 어처구니 없는 보육교사를 접한지 불과 몇 달되지 않았다. 이제는 햄스터 때문에 주변이 더럽혀진다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햄스터를 먹어버린 엽기적인 생활지도사가 등장했다.

아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선생님들의 이같은 행태에 학부모들은“어디에 아이들을 맡겨야 하며, 어디까지 감시해야 하냐”고 하소연 한다. 계속적인 아동학대가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정부의 땜질식 대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사건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자격 검증문제가 숙제로 남겨진다.

전북정읍시 산내면의 한산촌유학센터에서 생활지도사가 어린이들 보는 앞에서 햄스터를 죽인 뒤 삼킨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정읍경찰서는 OO산촌유학센터 학부모들이 생활지도사 류 모씨(48)가 어린이 7명 앞에서 햄스터를 물어 죽이는 아동학대행위를 저질렀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지난 11일 오전 7시30분 등교하기전 방안을 정리하는 시간에 류 씨가 아이들에게 햄스터를 가져오라고 시킨 뒤 햄스터를 물어 죽이고 직접 삼키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상황을 목격한 한 학생은“선생님이 방안이 이렇게 어지러운것은 (햄스터)관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햄스터를 물어 뜯어 피가 났다”고 경찰조사에 말했다. 산촌유학센터와 학부모들은“아이들이 키우는 햄스터가 계속해서 상자 밖으로 나와 주변을 더럽히자 류씨가 이를 참지 못하고 돌발행동을 보인 것같다”고 이야기한다.

산촌유학센터는 도시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을 자연속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시골에서 숙식을 시키는 어린이 기숙사이다. 이번 사건을 목격한 어린이들은 초등학생 6명과 미취학 아동 1명등 7명이다. 사건 발생 후 어린이들은 부모들에게 인계되어 집으로 돌아간 상태다. 경찰은“현재 류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며“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등 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다.

트라우마 호소

류씨는“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쥐를 잡아오라는 숙제를 받곤 했는데 당시에 쥐에 물리면서 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쥐를 보기만 하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긴장하게 된다”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촌유학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사건은 류씨가 돌보던 아이 중 한명이 지난 어린이날 유학센터에서 함께 지내는 아이들의 수 대로 7마리의 햄스터를 가져와 키우면서 발단됐다.

처음에는 햄스터를 우리 안에서 기르도록 하였으나 아이들이 햄스터를 만지고 꺼내는 과정에서 일부가 도망가고 죽기도 해 일주일 만에 2마리만 남게 됐다. 류씨는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없고 더욱이 견딜 수 없어 엽기적인 행동을 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아이들의 괴롭힘에 죽어가는 햄스터를 보면서 생명을 경시하는 아이들을 바로 잡기 위해서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류씨는“아이들의 진술이다 맞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우려하는 유학센터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개인의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아동학대인 줄 알았으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고덮기 급급

산촌유학센터의 한 학부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사건이 발생한 것이 11일 아침인데 제가 연락받은 것은 13일 오후 7시께”라전했다.“ 전화를받자마자 너무 충격을 받아 집에서 정읍까지 한달음에 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센터에 도착했더니 아이들이 사건이 발생한 방에서 그대로 잠을 자고 있었다”며“그 모습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센터의 한 교사가 아이들에게“이사실을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이야기하면 우리는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한다.

사건은 한 아이가 다음날 자신이 겪은 일을 학교 교사에게 이야기하게 됐고, 이 교사가 나머지 6명의 아이와 센터에 사실을 확인하면서 엽기적인 햄스터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문제의 센터 대표는 사건 발생 다음날 이 시설에서 생활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으로 캠프를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측은“아이들이 저런 충격적인 일을 당했는데 부모에게 연락하지도 않고 대표라는 사람은 캠프를 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아이가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걱정이 돼 잠도 잘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 센터 대표는“워낙 황당한 사건이기 때문에 당황했던 것”이며“함구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전문가가 아닌 선생님께서 이야기하다보니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 말했다.

또한“캠프는 미리 계획이 돼 있었던 것이고 사건 발생 당일과 다음날까지 조치를 취한 뒤 출발했다”며“학부모들에게 연락이 늦은 것은 사실 파악을 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라 해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