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통해 정부와 소통, 황영기 금투협회장 당선인
금투협 통해 정부와 소통, 황영기 금투협회장 당선인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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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회당국업계 아우르는 힘 있는 협회 만들겠다

황영기전 KB금융지주회장이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 금융권에화려하게 복귀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물론 은행권을 아우르는 그의 화려한 경력의 무게감과 영향력이 최근 부진한 금융투자업계의 현실을 잘 대변해주고 업계를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한 대형증권사의 임원은황 전 회장은 화려한 커리어와 그것을 바탕으로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기에 빠진업계를 위해 필요한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대형 자산운용사 임원도어려운 업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업계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황 전회장은 그러한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사람이다. 일을 알고 하는 것과 잘 모르고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데 은행과 증권을 두루 거친 황 전 회장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잘 알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는 무게감 있는 협회장이 오게돼 이른바 규제완화 등 정책변화에 큰 기대를 보이지만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파생상품 투자 실패를 놓고 제재 등으로 갈등을 빚은 황 전 회장의 협회장 당선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소통 적임자

 황 당선자가 1차에 압도적인표 차이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금융투자업계가 당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회장을 원했기 때문이다. 3년전 선거에서는 황건호 회장이 오랜 기간 재임하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 쳤다. 박종수 회장이 당시의 시대상에 걸맞는 선택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중소형 증권사 한 사장은박종수 회장이 협회를 큰 문제없이 잘 이끌어온 점은 인정하지만, 대외 협상력이 좋았다고는 볼 수 없다. 박종수 회장이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으로 황영기 후보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황영기 후보는 선거운동 당시 정부와 국회, 당국, 업계를 아우르는 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것에방점을두고심혈을기울였다. 이는 그의 과거 이력을 봤을 때 상당 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다. 외국계 은행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 등 화려한 이력이 이를 증명한다. 황영기 차기 회장은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동안 자리 지키기에만 안주했던 관피아와는 성격을 달리 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경력과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 외국계 자산운용사 등 작지만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소수 집단이 몰표를 몰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황 전 회장이 삼성과 우리등 대형 증권사에서 발탁하고 키워낸인재들,‘ 황영기키즈들이 이제는 증권사, 운용사 대표로 성장해 이들이 황 전 회장을 지지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사장들은 물론 황 당선자는 오너들과 친분도 한몫했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협회는 물론 업계에서는 힘 있는 사람이 와서 이제는 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증권가에서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시점에서 황영기 차기 회장은 다른 후보자들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꺼림직

황 당선자가 금융당국과 풀어야 할 문제는 많다.그를 기억하는 금융당국 관계자들은능력있는 분, 훌륭하신분으로 표현했다. 금융당국과의 소송전으로 비화했던 황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황 당선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지냈던 시절 파생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낸 전력이 있다. 이를 빌미로 KB금융지주 회장시절 금융당국의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그는 2009년 금융위원회 등을 상대로 자신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황 당선자는 도덕적 책임이 아닌, 법을 어겼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절대 수긍 할 수 없다며 소송을 불사했고 그 소송에서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당시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일 중 하나다. 금융위의 은행법에 의거해 금융사의 건전성과 관련해 임원에게 징계를 내린 일이었고 이를 개인 신분에서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한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소송이 있었다고해서 특정인에 대한 감정을 가질 일은 아니다. 다만 쉽게 언급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또 다른 관계자는이제는 금융사가 아니라 금융권 전체를 대변해야 하는 자리에 계신 것 아니냐. 그간 금융투자 협회가 제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이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신임 회장의 역량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영기, 증시 활성화 해법 제시해야

경기불황 및 투자자 외면으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금융투자업계가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때 보다 크다. 증시부진 투자자 이탈, 파생상품시장 몰락, 펀드시장 위축, 핀테크 등 차세대기술 대응 부진 등으로 사실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금융투자업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투자업계는 황회장 체제의 금투협이 금융투자 활성화 및 교육, 국민노후를 위한 연금시장 발전, 위축된 파생 상품·펀드시장 활성화, 증권업 규제 완화 등에 힘써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먼저 금융투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직·간접투자시장에서 자금이 빠지고 가계자산 관리부실, 기업 투자금 감소, 국가경제 침체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각각 100조원, 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최대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금융 투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 노후대비와 자산관리에 필수 조건이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유럽발 금융위기 등 트라우마로 외면 받고 있다. 떠난 투자자를 되돌릴 건전한 투자문화 육성과 투자자 교육 강화 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 증시투자 비중은 한국이 미국보다 각각 3분의 1,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저금리로 방향성을 잃은 부동자금이 투자로 연결돼 가계기업국가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 길 바란다. 성숙한 투자문화가 조성되고 실질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게 금투협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이 위축되고 투자기회를 잃게 하는 과도한 규제도 해소해야 할 숙제란 지적이다. 그동안 옵션승수 인상 등 규제로 파생상품시장 거래량 순위는 세계 1위에서 20139위로 하락했다. 여기에 정부가 2016년 부터 파생상품 양도소득세를 최대 20% 부과하기로 하는 등 고사위기에 놓였다. 이와 관련 황회장은 파생투자 관련 거래승수사전교육초기 증거금 등 개인투자자 자격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주식형펀드시장 위축,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 장기투자펀드 세금혜택 제한 등으로 축소되는 펀드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 또 급성장하는 퇴직연금 등 연금시장의 성숙한 자산관리도 숙제다. 황 회장은 이를 위해 장기투자금 세제지원, 비과세 자녀교육펀드(가칭) 단계적 추진, 펀드과세 관련 종합 점검, 노후자금 준비 전용펀드 신상품 개발지원, 해외펀드 세제혜택, 공모펀드 거래세 인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 하다고 했다. 황 회장도 업계의 글로벌화를 위해 글로벌 자본시장 제도와 규제 정합성 도모, 증권사 외환업무 취급범위 확대, 해외펀드 과세 개선, 외국계 운용사에 불합리한 규제 철폐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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