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갑질 경영, 허민 대표가 스승”
“위메프 갑질 경영, 허민 대표가 스승”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만원 주고 실컷 부려먹더니 전원 해고”분노

국내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위메프 창업주 허민에 대한 누리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채용한 영업직 신입사원 11명에게 2주동안 과도한 업무를 시킨 후 수습기간이 끝나자 전원 해고했다. 위메프가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갑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위메프 탈퇴·불매’운동이 번졌다. 위메프 측은 8일 공식자료를 통해 “참가자 11명 전원을 합격시키겠다며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위메프의 채용 방식이 허민 전 대표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는 젊은 층에 ‘괴짜’로 통하는 인기 많은 CEO였다.

“청년벤처? 노동력 먹튀”

지난 달 1일 위메프는 11명의 신입 지역영업기획자(MD)를 채용했다. 이들은 2주간의 수습 기간을 거친 후 평가에 따라 정식채용이 결정되는 형태로 근무를 시작했다.

이 기간 지원자들은 서울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음식점과 계약을 체결하고 위메프에서 판매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는 정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동일하다.

그들은 배정받은 지역에서 위메프와의 할인 계약을 위해 하루에만 50여 개가 넘는 음식점을 방문했다. 밤 12시가 다 돼서 퇴근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2주간의 수습기간이 끝나자 11명의 신입 MD들은 능력 미달로 전원 해고됐다. 해고 뒤 시급 3000원 꼴인 일당 5만원이 지급됐다. 아무도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않았지만 위메프는 지원자들이 계약 맺은 점포의 할인 상품을 홈페이지에서 판매해 눈총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청년기업이라고 생색내더니 하는 짓은 기득권층보다 더 한심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창업자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에게 속았다는 반응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박은상 현 위메프 대표는 8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진정한 지역 마케팅 전문인력을 선발하고자 했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최종 현장 테스트에 참가한 지역영업직 11명을 모두 최종 합격으로 정정한다”고 말했다.

당초 회사 측은 이들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 후 해고된 것이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한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논란이 일자 입장을 번복한 전원 최종합격 처리는 누리꾼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4년전에도 똑같았다”

국민은 최근 ‘땅콩 회항’과 관련해 기업이나 고용주의 ‘갑질’에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 그 상대가 사회적 약자인 취업 준비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메프 탈퇴는 물론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재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 탈퇴 인증샷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은 손쉽게 탈퇴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겠다며 관련 링크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인 불매 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위메프 신입사원 경력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쓴이는 3~4년 전쯤 위메프에 지역 영업직 직원(MD)로 입사했으나 당시 3주가량 일하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3주가량 일하면서 저는 업체 2개를 등록시켜서 ‘소셜’을 진행했는데 결국 3주 뒤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알고 보니 10명 우르르 뽑았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 한두 명만 진짜로 입사시키고 나머진 다 자르는 방식이었다. 위메프는 원래 이런 식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글쓴이는 “(이런 경영 방식이) 고양원더스 구단주였던 허민 전 CEO랑 관련 없다구요? 그거 허민한테 배워서 그렇게 한 겁니다. 이제 터진 게 우스울 정도로…”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닮고 싶은 CEO 1위

위메프를 창업한 허민 전 대표는 위메프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만 투자자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지난해 8월 대표 자리에선 물러난 상태다.

허 전 대표는 1976년생으로 서울대 응용학부 전공 출신이다. 운동권이 아닌 비운동권 최초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28세 무렵 거듭된 실패로 인해 빚이 30억 원이나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자신의 회사 네오플에서 출시한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히트시키면서 다시 일어섰다. ‘던젼앤파이터’는 중국에도 알려지며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 2008년 허 전 대표는 돌연 회사를 3800억 원에 넥슨에 매각하고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나 작곡 공부에 매진했다. 20~30대 젊은 층에서‘괴짜’로 불리며 인기가 높아졌던 것도 이 때부터다. 2009년 서울 대치동의 미래에셋타워를 880억 원에 인수하고 2010년에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 투자와 경영을 맡았다.

사업가로서의 행보를 이어가던 중 2011년에는 한국 최초의 독립리그 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했다. 서울대 야구부 출신인 그는 유학 중이던 2013년 미국의 독립구단인 락랜드 볼더스에서 너클볼 투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37세로 데뷔한 허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결국 첫 번째 승리를 거뒀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 유수의 해외 언론이 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런 행적들로 인해 젊은층 사이에 ‘이상을 추구하는 청년 벤처 사업가’이미지로 알려졌고 여러 설문조사에서 닮고 싶은 CEO로 선정됐다.

허 전 대표는 고양 원더스 창단 후 매년 사비 30억원 이상을 투자할 정도로 큰 애정을 가지고 구단을 운영해왔으나 KBO와 운영 방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 뒤 해체했다. 위메프를 창업한 것은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2010년이다. 후발 주자인 위메프는 방문자수와 거래액이 업계 주요지표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행보가 알려지면서 그의 재산이 약 9억 달러(약 1조원)에 육박하는 것도 화제에 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