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프로그램 외주제작업체 대표가 음식점들에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후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고법 형사1부(황병하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3) 전 제이미디어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케이블 채널 ETN에 공급하는 프로그램 '맛의 달인'을 외주받아 제작하고 있었다. 그는 2012년 5월∼2013년 8월 음식점 업주들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9억4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제작비 걱정은 말고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기부금을 내라'고 프로그램 출연을 희망하는 업주들을 꼬드겼다. 기부금 전액은 도서 구입비로 사용되고,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478명 업주들은 98만∼320만원을 김 씨에게 건넸지만 도서 구입에 사용된 돈은 기부받은 금액의 8% 정도인 8천100만원에 불과했다.
김 씨는 또 ETN 편성팀장 등 간부들에게 1천300만원을 건네며 송출료를 낮춰달라는 청탁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김 씨는 거의 하루에 한 건꼴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의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않았고, 방송 편성의 공정성을 해했다는 점 등이 불리한 정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이뤄진 합의도 실제 피해를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금액에 훨씬 못미치는) 30만원으로 합의금을 임의로 정해 한 것"이라며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실질적인 손해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당연히 실형이 권고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심은 일부 피해자들의 음식점이 프로그램 방송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