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e톡] 생각보다 심각한 현대차의 ‘연비 잔혹사’
[박기자의 e톡] 생각보다 심각한 현대차의 ‘연비 잔혹사’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4.0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증권신문]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1위’인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LF 소나타’의 고무줄 연비 논란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연비과장’ 사태를 겪었음에도 최근 국내에서 연비 관련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 연비 논란은 생각보다 심각한 모습입니다. ‘LF 소나타’ 연비 논란 얘기를 해보죠. 그 개념부터 알아보죠. 연비(連比)란 자동차가 1리터의 연료로 달릴 수 있는 거리라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이번 ‘LF 소나타’의 고무줄 연비 논란은 현대차가 지난 17일 “정부의 인증 절차를 거친 결과, 엘에프 쏘나타(2.0 가솔린 A/T)의 공인 연비가 12.1㎞/ℓ로 확정됐다”고 이전 홍보 연비보다 하향조정하며 사과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5년 만에 소나타 신형 모델 LF소나타를 내놓으면서 LF 쏘나타의 연비는 자체 무게가 약 45㎏이나 증가했음에도 12.6㎞/ℓ로 기존 모델보다 1리터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약 0.7킬로미터나 향상됐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식 발표한 LF 쏘나타의 연비는 12.1㎞/ℓ로 드러나면서 결과적으로 현대차가 정부의 인증도 받지 않은 미인증 연비를 홍보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현대차는 정부의 인증 연비(공식연비) 발표에 꼬리를 내리고 말았고, 이에 '뻥 연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소비자들의 차 선택 덕목 중 ‘제1 요소’ 중 하나인 연비 문제인 까닭에 현대차도 발 빠르게 움직인 모습입니다만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홈페이지 공지문이 아닌 일부 언론사를 통한 보도자료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현대차 SUV 차량인 ‘싼타페 DM R2.0 2WD’의 연비 문제도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국토부가 조사한 결과, 현대자동차가 연비가 14.4㎞/ℓ나 된다고 홍보한 싼타페 DM R2.0 2WD 차종과 쌍용자동차 코란도스포츠 4WD AT6 차종이 자기인증적합조사에서 연비가 오차 허용범위인 5%를 넘어 10%나 적게 나왔던 것입니다.

이에 국토부는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2013년 자기인증적합조사 시 13개 차종에 대하여 연비기준 적합여부(±5%)를 조사하였다”며 “이 중 1차 조사결과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코란도 등 2개 차종에 대하여 추가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토부는 현재 현대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고 사실공개,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는 추가조사 결과(적합 또는 부적합)에 따라 이루어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연비 논란은 벌써 두 건이나 되게 됐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2012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이른바 ‘뻥 연비’ 논란으로 큰 수모를 당한 적 있기 때문에 이번 연비논란이 더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제네시스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스포티지 등 13개 차종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하자, 현지 현대차 소유자들이 집단으로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보상안을 거부하고 중부 캘리포니아 연방 지방법원에 7억7500만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사건입니다.

이후 작년 말 현대기아차는 소비자 90만 명에게 3억9000만 달러(한화 약 4191억원)를 주기로 하고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미지 실추 등 유무형의 상처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11월 현대차는 최근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리콜 사태 등 품질 논란과 관련 현대기아차의 품질을 책임져오던 권문식 현대자동차 사장을 경질하는 등 쇄신 차원의 인사도 단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최근 일련의 품질 현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사장 ▶설계담당 김용칠 부사장 ▶전자기술센터장 김상기 전무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학습효과가 있었음에도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비 논란’은 물론 잇단 성능논란은 더 뼈아프고,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이 대목에서는 이른바 '연비 잔혹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사실 현대차는 최근 고급차 시장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은 제네시스의 경우도 하자 등의 본질적인 문제가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연비 관련 이슈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출시 때부터 현대차에게나 소비자들에게 기대가 높았던 차였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이상하게 제네시스는 출시 이후 오해로 불거진 해프닝 등 인터넷에서 많은 화제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이전 1세대 초창기 모델보다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을 4배나 더 높였다며 홍보했습니다. 이는 곧 안전성을 제고했다는 얘기가 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게 사실입니다.

다만 흠이라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철강제를 이전보다 10% 이상 더 쓰다 보니 차 무게도 자연스레 올라가 이전보다 150킬로그램 증가했고, 이에 비례해 연비도 9.3~9.6㎞/리터에서 9.0~9.4로 약간 떨어졌습니다.

이에 일부에서는 연비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는 일본 등의 사례를 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지난해 11월1일 현대차가 페이스북에 제네시스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4행시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의도와는 다르게 ‘싼타페 누수 논란’ 등의 댓글이 대거 올라오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경제산업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