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전 회장vs 이건희 회장 삼성家 형제의 끊어진 루비콘강 다리는 이어질까? 불살라질까?
이맹희 전 회장vs 이건희 회장 삼성家 형제의 끊어진 루비콘강 다리는 이어질까? 불살라질까?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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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루비콘강 다리는 다시 이어질까? 아니면 이참에 아예 불살라질까? 삼성가(家)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육성이 최근 공개된 가운데, 이 전 회장이 또 다시 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화해의사를 내비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과 상속분쟁을 진행하면서 지난 7일 이건희 회장에게 화해의 제스터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7일 항소심 재판에서 삼성 측이 진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조정 거부의사를 나타내 결국 무산됐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14일 이 전 회장이 또 다시 화해의사를 재차 내비쳤다.

이 전 회장 측은 14일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14(윤준 부장 판사) 결심 8차 공판 직전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상속 차명 주식 반환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다만 이 전 회장 측은 삼성전자와 이 회장에 대한 청구는 그대로 뒀다.

이날 이 전 회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이건희 회장과 화해 의지가 있음을 다시 한번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전 회장 측은 지난 13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 취지 변경 신청서를 통해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소를 취하하는 대신 이 회장 상대로 9천400억원을 청구키로 했다.

특히 그는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해원상생’(解寃相生·원망을 풀고 같이 살자)이다”라면서 "묵은 감정을 모두 털어내고 서로 화합하며 아버지 생전의 우애 깊었던 가족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기도 했다.

또한 이날 이 전 회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노리고 소송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20일 이 전 회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공개된 육성녹음 내용에서도 "자기가 잘못했다고 그렇게 나오면 오히려 거꾸로 ‘나도 잘 못 한 게 많다’ 그러지 마라 이렇게 넘어갈 수가 있는 거지…"라고 화해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전 회장이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법정대리인 차동언(화우) 변호사가 공개한 육성 녹음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과의 화해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

이 전 회장은 "저(이건희 회장 측) 쪽 사람 같으면 내가 양보해야 (화해가) 안 이루어지겠나 하고 나는 그 쪽에서 양보를 해야 이게 화해가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는데.. 모르겠다."라면서 "내가 결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건 자기 잘못을 먼저 나한테.. 어려운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회장이) 머리 숙이고 다시는 이런 일 없겠다 형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하면 내가 뭐 어떻게 하겠노. 자기가 잘 못했다고 그렇게 나오면 오히려 거꾸로 나도 잘 못 한 게 많다 그러지 마라 이렇게 넘어갈 수가 있는 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이 전 회장이 "형제들 화해하자고 하는데 남의 그룹 운영권을 뺏자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고 해  "그래서 저희들이 그 부분은 과감히 취하하고 그야말로 소송의 순수성을 높이는 것이 9000억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나은 거다."라고 삼성에버랜드 상대 소송 취하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2심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이 전 회장의 서신과 관련 그는 "지금 곳곳에 형제들간에 파열음이 생기고 그 핵심에는 또 이건희 회장님이 계시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님한테 같이 가자, 이런 제안으로서 사실 장자로서 화해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20년 전 자서전에서 나왔던 고 이병철 회장의 '유언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에 대해선 "현재 이맹희 회장님이 만약에 안 계신다면 모르겠지만 살아계시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쓴 편지와 20년 전 쓴 글과 일부 차이가 있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본인이 직접 쓴 글이 훨씬 더 자료가 더 가치가 있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재판 당시 공개된 이 전 회장의 서신 내용과 관련 "5분이나 10분만이라도 보자, 우리. 봐서 실제 형제간에 우리가 무슨 일이 생긴 거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 회장과 이 회장이 지난 1987년 이후 한 번도 만나질 못했다고 전하며 '5분이나 10분만이라도 보자'라는 편지를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전 회장은 이 회장을 "진짜 만나기를 기대하고 계시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직 취하하지 않은 이건희 회장 상대 소송에 대해서도 차 변호사는 "저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  전 회장의 화해 제스처에 대해 일부에서는 1년 여의 법정공방을 통해 이 회장과의 '틈'이 이전보다 더 크게 벌어진 만큼 이 둘 사이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회장이 이 전 회장에 대한 노여움을 아직까지 풀고 있지 않고 있는 것.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4월24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우리집에서 퇴출된 양반”이라며 “장손이다 장남이다 이러지만 나를 포함해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어 그는 "감히 나 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고, 지금도 아마 그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다. 둘 사이 파인 감정의 골이 얼마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보여주듯 이후 이 회장은 이 전 회장과의 상속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 측은 이 전 회장 측이 이미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고 나서도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는 마당에 서신 등을 통해 화해의 손짖을 내밀고 있는 이 전 회장 측의 진정성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보 보이고 있는 현실도 양측 간 화해에서 걸림돌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에 공개된 이 전 회장의 서신 내용에는 "건희는 내 아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삼성으로부터 독립할 때 미행을 하고 CCTV로 감시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했다"는 등의 예민한 내용도 함께 포함됐던 것.

여기에 CJ 측이 즉각적인 해명을 하긴 했지만 '임원 매수 시도설' 등이 제기되는 등 여진은 계속됐다. 이에 삼성 측은 CJ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 측은 여전히 CJ 측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임원 매수설'과 관련해서는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다.

삼성 측은 총수일가는 물론 삼성가의 정통성이 달려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법에 위배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번 소송전에서 제기된 억측 등으로 자칫 선대회장의 명예와 전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삼성 관계자도 이 부분에 대해 "법적인 조정과 화해는 분명히 다른 사안"이라면서 "궁극적으로 돈이 결정되는 조정에서 삼성의 정통성 등을 결부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CJ 측을 비판했다.

그 일례로 CJ 측이 본 소송은 취하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청구금액 만 높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화해 제스처에 이면에 또 다른 꿍꿍이가 숨어있다고 보고 있는 것.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서 CJ 측이 주장하는 화해는 결국 진실을 호도해 이번 소송을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끌고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의 법정 서신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

또한 지난 11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25주기 추도식을 두고도 양측이 서로 감정을 상한 바 있다. 그 선제공격은 11월14일 CJ가 삼성 측이 가족행사를 없애고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선영과 맞붙어 있는 한옥 및 인근 출입문 사용금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이로 인해 생긴 양측 간 갈등은 이곳저곳으로 확전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상속분쟁과 관련 삼성 측은 이렇타할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내달 6일 선고공판으로 양측 간 대립 양상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삼성가 형제 사이 끊어진 루비콘강 다리는 다시 이어질까? 아니면 아예 불살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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