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환율, 방향은 맞으나 속도 조절 예상
주요 환율, 방향은 맞으나 속도 조절 예상
  • 김미영 기자
  • 승인 2012.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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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리서치
유로화와 엔화, 방향은 맞으나 속도는 다소 빠른 모습이다.
ECB의 OMT 이후 유로화 적정 가치가 회복되어, 1.3달러 수준에서 박스권이 예상된다.
ECB의 OMT 발표 이후 유로화 가치는 빠르게 회복됐다.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존 경상수지가 균형이 되는 수준인 1.3달러로 복귀했다. 투기세력의 유로화 순매도포지션도 6월 초를 정점으로 10월 초까지 대폭 줄었으나, 아직 순매도 상태는 유지된다.
스페인과 독일의 국채 10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해 유럽 사태가 중심국으로 확산되기 이전 수준까지 좁혀졌다. 이에 맞춰 유로화 가치도 올랐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의 OMT 시행과 본격적인 구조조정, 은행동맹 등이 동반돼야 위험 프리미엄이 추가로 축소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로존 내에서 보다 진취적인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유로 리보와 달러 리보 간 금리 역전 현상 역시 유로화의 추가 반등을 제한한다. 재정 취약국의 긴축 과정에서 유로존의 만성적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2013년과 2014년 경제성장률 컨센서스는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1.3달러를 크게 넘어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9월 연준의 QE3 발표 이후 주요 통화 중 엔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엔화가 약세를 보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무역수지 악화. 엔고 및 유로존 경기 침체, 중국 통상 마찰 영향 때문이다. 둘째,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 기대감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무제한 국채 매입 시행할 가능성이 낮다.
무역수지 악화로 인한 엔화 약세 압력은 유지될 수는 있으나, 아베 총재가 신임 총리로 선출되더라도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 엔화가 기조적으로 뚜렷한 약세를 보이려면, 금융위기 이전처럼 글로벌 차입통화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즉, 미국과 일본 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돼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해야만 한다.
재정절벽 타결 이후 연준은 재정적자를 보충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구축효과를 차단코자 추가로 장기국채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과 일본 간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박스권이 한 단계 오른 채 연초까지도 82엔을 중심으로 등락이 전망된다.
 
신흥국 간에도 펀더멘탈 차이에 따라 상이한 통화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위안화와 헤알화 간 격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헤알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절하 압력은 약화되고, 반대로 위안화의 절상 압력은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브라질 경제 회복 조짐 및 통화완화 마무리, 위안화 강세 완화 영향 때문이다.
 
9월 FOMC 이후 원화는 여타 통화에 비해 미국 달러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됐다. 강도 높은 원화 절상 원인은 신흥국 통화 강세 압력, 환율 정책 변화 기대감, 원화 강세 전망에 따른 기업의 행동 변화를 들 수 있다.
선진국의 통화 팽창에 따라 장기적으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다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글로벌 불균형 자체가 축소되면서 신흥국 통화의 절상 명분은 다소 약화됐다.
 
한편, 다음 정부에서 내수를 위해 원화 절상을 강하게 용인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의 GDP 대비 수출의존도가 54%를 달하는 상황에서 수출에서 오는 성장 동력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내수 침체는 높은 대외의존도와 가계부채, 열악한 인구구조 등 저변에 깔린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구조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의 급격한 정책 변화는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수출에서 오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되 내수 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정책 변화를 꾀해야 한다. 원화 절상을 강력히 유도할 시 수출에서 오는 성장도 잃게 돼 내수의 구조적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최근 원화의 가파른 절상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
경상수지는 매월 40~50억달러 흑자를 시현 증이나, 준비자산을 제외한 자본 및 금융계정은 순유출 상태다. 달러 공급은 균형 상태로, 원화 절상 속도는 완만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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