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채 재매입, 부채축소 vs. 은행부담 가중
그리스 국채 재매입, 부채축소 vs. 은행부담 가중
  • 김미영 기자
  • 승인 2012.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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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 리서치
그리스 정부,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국채 재매입(buy-back)을 결정했다.
그리스 정부가 100억유로 규모의 국채 재매입(buy-back)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국채 재매입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계획의 일환으로, 그리스는 11월 합의한 추가 긴축안 이행, 공기업 민영화 및 국채 재매입 등을 통해 2020년까지 GDP대비 정부부채 규모를 124%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
이번 환매는 지난 3월 PSI(민간채무재조정)를 통해 발행된 10~20년 만기 국채 620억유로를 대상으로 한다. 민간채권단의 입찰 기간은 12월 7일까지이며, 낙찰될 경우 기존의 채권을 6개월물 EFSF 채권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스 정부는 국채 재매입 가격을 액면가 대비 최저 30.2~38.1%에서 최대 32.2~40.1%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인데, 그리스 정부가 이번 국채 환매의 성공을 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환매 신청 결과를 확인한 이후인 12월 13일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344억유로 규모의 3차 지원금 지급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환매대상 국채는 그리스 은행이 150억유로, 그리스 연금기관이 80억유로, 헤지펀드가 220억유로 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리스 국채가 액면가의 2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국채 환매가 목표치인 300억유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리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정부 부채축소와 구제금융 지원에는 긍정적이나 그리스 금융권 손실부담 확대가 우려된다.
그리스 정부 목표치까지 환매가 진행될 경우, 정부부채를 약 200억유로의 부채를 탕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이는 세수 감소와 긴축안에 대한 국민 반발로 재정건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 정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내년 1/4분기까지 유로존 및 IMF의 구제금융 지원 여부도 여기서 판가름 나는 만큼 이번 국채 환매가 시장의 그리스 관련 우려를 단기적으로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그리스 정부가 국채 재매입을 실시할 경우, 그리스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자국은행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남는다.
이미 부실채권 증대, 자본확충 압력, 신용경색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 은행권의 손실부담이 확대될 경우,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추후 유로존 차원에서의 추가적인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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