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SKC해병대 정신 무장 선포
최신원 회장, SKC해병대 정신 무장 선포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2.10.23
  • 호수 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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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영속적 발전위해 강한 정신필요하다”

“어떠한 어려움과 난관이 닥쳐도 전우들과 함께 위기를 돌파하여 임무를 100% 완수하는 해병대의 정신을 3박4일의 짧은 훈련으로 몸에 익힐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 임직원들이 더욱 단결하고 회사의 재도약을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최신원 SKC 회장과 SK텔레시스와 관계사 임직원 300명이 포항 해병대 1사단 훈련장에 섰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3박 4일간 혹독하기로 소문난 해병대 극기 훈련을 견디어 냈다.

최 회장은 유격훈련, 전장리더십훈련, 야간행군, IBS(소형고무보트)훈련, 장갑차 탑승훈련 등 모든 훈련에 열외 없이 임직원들과 함께하며 강한 해병대 정신과 단결심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60대로 접어든 최 회장 및 유용종 SK그룹 부회장단 사장까지, 단 한 명도 열외는 없었다. 입소식 때만 해도 우왕좌왕하던 직원들은 불과 하루 만에 “4시5분까지 화장실 용무 실시”라는 지시에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는 “9384×××, 자다가도 외칠 수 있을 정도로 해병대 시절 군번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301’이라는 번호가 달린 철모를 쓰고 캠프에 참가했다. 6개 소대 중 3소대 1번 훈련병이 된 최 회장은 12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오전 6시 기상해 아침점호를 하고 밤 10시 저녁점호 후 취침했다.

최 회장은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고 회사의 영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강한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전임직원 해병대 극기 훈련을 결정했다”고 한다.

[SK텔레시스 재도약 다짐]
이번 행사는 다른 의미가 있다. SK텔레시스의 재도액을 위한 다짐이 담겨있다. SK켈레시스는 지난 2009년 시작한 휴대폰 사업에서 적자를 내다 지난해 철수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구조조정을 했다. 390억원 규모의 증자도 마무리 짓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조조정이란 아픔을 겪었지만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합심해 위기를 이겨내자는 의미”라며 “해병대 훈련을 통해 배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추진력과 어떠한 난관이라도 극복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는 기업 경영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해병대 체험으로 임직원들이 ‘우리’라는 동료의식과 도전, 극기, 책임감을 배워 업무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이런 정신은 조직의 일원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SKC가 지난 1998년에 해병대 극기 훈련을 회사에 처음 도입한 이후, 최 회장은 올해까지 7차례에 걸쳐 실시된 해병대 극기 훈련에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해병대 출신이다. 40년 전 대학 1학년 마치고 해병대에 갔다. 본인은 육군에 가려고 했는데 선친이 해병대 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최 회장은 “선친 고(故) 최종건 회장은 자식들을 강하고 현명하게 키우기 위해 형(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과 함께 해병대에 입대시켰다”며 “덕분에 내성적이던 성격이 적극적이고 외향적으로 바뀌었다”고 해병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유학 중인 아들 최성환 SKC 전략기획실 부장도 해병대 출신이고 형인 고 최윤원 회장의 아들 영근 씨도 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다. 올 5월엔 경기도 화성의 해병대사령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추진하는 ‘1사1병영’ 협약도 맺었다.

당시 훈련만 고된 게 아니었다. 재벌2세로 배고픔을 몰랐던 그는 처음 배고픔을 경험했다. 그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주방에서 라면을 훔쳐 먹다 고참에게 걸려 눈에 불이 번쩍 나게 얻어맞았다. 그때 굶주리고 매 맞았던 것이 내 인생에 크게 보탬이 되고 있다. 배를 곯아야 ‘짬밥’맛있는 알고, 뼈가 부서지게 훈련을 해봐야 어려운 고비를 만났을 때 ‘이쯤이야’하며 견디고 이겨 나갈 수 있다. 군대 말고 어디 사서 그런 교훈을 배우겠나. 요즘 집집마다 스무살 넘어도 엄마가 밥 갖다 줘야 밥 먹는 자식들이 많다. 그런 아이가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겠는가?. 고생을 해봐야 물에 빠진 사람을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밧줄을 던져줄 줄 안다”고 헸다.

[해병대 정신서 시작된 기부문화]
최 회장은 해병대를 얻은 귀한 동료애와 배움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는 기부문화로 이어졌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기아대책본무에 목돈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개인 돈을 1억원 이상 실명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49명 가운데 유일한 회원이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재벌 해체에 주안점을 둔 경제민주화가 정치권에서 쟁점이 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 회장의 철학은 다르다. 경제민주화보다 재벌들의 사회적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앤드루 카네기가 돈 많이 벌었다고 여태 유명한가요? 나누고 가서 이름이 남았다”면서 “한국 부자들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미워해선 안 된다. 한국은 돈 번 역사도 짧고 기부한 역사는 더 짧다. 잘못할 땐 혼내도 잘할 땐 박수치면 부자들이 점점 더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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