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간 경영권 분쟁ㆍ황혼이혼…횡령 ‘논란’
부자간 경영권 분쟁ㆍ황혼이혼…횡령 ‘논란’
  • 조경호 기자
  • 승인 2012.06.26
  • 호수 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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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강씨家 막장드라마 ‘종방 못한 내막’

검찰, 디지털오션 회삿돈 45억원 빼돌린 혐의 구속

이복 형제의 경영권 상속 문제가 가족간 갈등 비화

 

동아제약(000640) 강씨 일가의 비운의 가족사가 또다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이 회삿돈 45억원을 빼돌린 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된 것.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조남관)는 강문석 부회장이 2008년 6월 모바일솔루션업체인 디지털오션(051160)을 인수한 뒤, 이 회사에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회삿돈 4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 2일 디지털오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당시 회사 회계장부 및 통장 거래내역, 각종 계약서와 이사회 의사록 전부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횡령금의 정확한 사용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곧 강 부회장을 기소할 예정이라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강 부회장의 몰락은 2004년 동아제약에서 물러날 때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 강 회장과 분쟁을 불사했다.

이러한 강 부회장의 행보 뒤에는 비운의 가족사가 자리 잡고 있다.

강 회장은 슬하에 4남 3녀를 두고 있다. 본부인 박정재(84) 여사 소생은 장남 강의석(60)씨와 차남 강 부회장(51), 그리고 세 딸이다. 광고대행사 선연의 대표를 맡고 있는 3남 강우석(49)씨와 4남 강정석(48) 동아제약 부사장의 생모는 다르다.

장남 의석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처음부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서울대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 석사, 하버드대 MBA를 나온 강 부회장이 기획조정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03년 1월부터 동아제약 사장을 맡아 ‘후계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2004년 12월 부친 강 회장의 뜻에 따라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4남인 강 부사장이 영업본부장으로 전진 배치된다.

동아제약에서 대표직에서 쫓겨난 강 부회장은 부친의 부름을 기다리다 결국 2005년 6월 동아제약 계열사인 수석무역 대표로 복귀한다. 하지만 자신 대신 4남이 후계자로 떠오르자 강 부회장은 동아제약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 경영권 지키기에 돌입한다. 아버지 강 회장도 이에 맞서 개인 지분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두 부자의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다. 그리고 이들의 극한 대립은 부부 갈등으로까지 비화된다.

강 부회장의 모친 박 여사는 2005년 8월, 강 회장의 ‘사생활’을 문제 삼아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한다.

당시 일각에선 강 부회장이 경영권에서 물러나고, 이복동생인 강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전진 배치되자 “차남의 경영권을 찾아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는 분석을 쏟아냈다.

결과는 아버지 강 회장의 승리였다.

결국 강 부회장은 2007년 자신이 보유한 동아제약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물러난다. 하지만 수석무역을 통해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골든블루(옛 천년의 약속)와 디지털오션을 인수해 몸집을 키워 나간다.

특히 우리들제약 인수를 추진, 제약업 복귀를 꿈꾼다. 수석무역 계열사인 디지털오션을 통해 우리들제약 지분 11.3%를 68억원에 취득한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우리들제약 인수를 포기, 결국 해당 지분을 매각하기에 이른다.

우리들제약의 인수 실패 리스크로 디지털오션의 경영권도 2011년 9월 매각, 점점 퇴락의 길로 빠져든다. 그나마 수석무역이 디지털오션 지분 16.7%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부자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부모의 황혼이혼, 거기에 횡령 혐의까지. ‘비운의 황태자’로 몰락한 강 부회장의 구속 사태가 강 회장의 마음을 움직여 소원했던 부자 사이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재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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