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꺽을 카드 있나"
"박근혜 대세론 꺽을 카드 있나"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2.05.29
  • 호수 8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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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경선 예비 전쟁

여·야 예비 잠룡들의 전초전이 뜨겁다.

대선모드로 돌입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한 대선주자들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근들 사이에 오가는 설전이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4·11총선 승리는 박근혜의 부활이었다. 승리의 여세를 몰아 5·15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은 박근혜당이 됐다. 친이의 몰락이다. 친박 일색의 지도부에 비박(非朴)계 심재철 의원만이 최고위원이 됐다.지도부 진입에 성공한 심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검토를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28일 한국갤럽이 조사한 데일리정치 지표 5월 4주차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전비상대책위원장(59%), 김문수 경기도지사·정몽준 의원(각 7%), 이재오 의원·김태호의원·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안상수 전 인천시장(각 1%) 순으로 집계됐다.

당심과 민심을 절반씩 반영한 현행 경선방식으론 박근혜 대세론에 들러리 밖에 안 될 상황이던 예비 잠룡들에겐 기회가 된 셈이다. 후보 검증과 경선 룰을 바꾼 오픈프라이머리로 박근혜 대세론을 어떻게든 흔들어 꺾는다면 대망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친박은 오픈프라이머리의 도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비박과 잠룡들도 여론몰이로 친박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박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정현 의원은 3일 M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전위원장은 42.1%의 지지율이 나왔다. 김문수 지사는 1.5%, 정몽준 전 대표는 1.8%가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완전국민경선제를 하자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박계 이상돈 비대위원은 “지지율이 1%, 2%밖에 안 되는 분들이 경선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하면 경선 자체를 희화화시키지 않겠는가”라며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친박계가 나서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자 정몽준 전 대표·김문수 경기지사 등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3일, 정몽준 전 대표는 전남 목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할 말이 있으면 박 위원장이 직접 했으면 좋겠다. 대리인이나 하수인을 내세우는 것을 비겁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YTN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박 전위원장을 위해 총대를 메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민주적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것을 부정하고 (박 위원장을) 추대하자는 분이기 때문에 더 말하기가 민망하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양보하지 않고 극한 대립에 치달리게 된다면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친박과 비박 갈등으로 제대로 정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 2007년 경선과 MB정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서로 공멸하지 말고 윈윈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잠룡의 전쟁 시작민주통합당도 잠룡들의 보이지 않은 경쟁이 시작됐다.

친노진영의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기지사, 손학규 전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등이 대선을 향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친노의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 경남지사의 경합이 치열하다. 김 지사는 현재 여론조사 등에서 크게 앞서 있는 문 고문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명실상부한 대선주자 반열에 들어갈 수 없다.

문 고문 역시 김 지사의 도전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지지기반 확장이 어렵다.지금 문 상임고문과 김 지사는 각각 이해찬과 김한길 두 후보를 지지하면서 대선을 향한 대리전 양상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6일 경남 지역 민주당 대표 경선은 문·김 두 사람이 현실정치의 영역에서 처음으로 맞붙은 현장이었다. 결과는 김 지사의 승리였다.

앞서 24일 대구·경북에서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도 김 지사 측의 ‘작품’이라는 시각이 분분하다. 김 지사는 경선에서 중립을 표방했다.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이강철 전 청와대수석 등이 비노(非盧) 김한길 후보를 도왔다.

이해찬을 지원하며 김 지사와의 대리전을 치르던 문재인 상임고문도 대선모드에 돌입했다.

30일, 문 고문 측근들은 서울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문 고문을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모임인 ‘동고(同苦)포럼’(가칭)인 싱크탱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주도하고 ▷안경환 서울대(법학) 교수 ▷도종환 시인 ▷김한정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 부속실장 등이 제안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포럼이 출범하면 민주당 의원들과 김대중·노무현 정부 참모 그룹들도 대거 가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6.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와 12월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이길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만드는 데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측불허의 내부 경선을 치른 뒤 새로 재편되는 진보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후보단일화 과정을 통해 대선 흥행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안철수의 특상정치 재개 속내30일,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부산대 강연을 통해 ‘특강정치’를 재개한다. 이번 특강 주제는 2004년 발간한 책의 제목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다.

대선을 6개월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야권의 연대 제안이 잇따르고 있어 안 원장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지 여부가 주목된다. 문 고문도 최근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안 원장은 지난 25일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서관 출신인 유민영 한림국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개인 대변인에 임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5년을 근무한 유 교수는 ‘김근태 사람’으로 통한다. 안 원장은 지난 3월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당선자가 총선에 출마했을 때 공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행보에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초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일하게 박근혜 대세론에 맞설 대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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