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국면 못 벗어나는 중국경제
하강국면 못 벗어나는 중국경제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5.22
  • 호수 8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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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나야 효과 온다”

4월 중국 실물 경제 지표들은 일제히 부진했다. 단순히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3월 또는 1분기 평균 수준에도 못 미쳤다.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는 아직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성장률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9.3%를 기록, 지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 수대로 하락했다. 과거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 증가율 간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적어도 산업생산 증가율이 9~10% 이상은 되어야 GDP성장률이 8%대를 유지했다. 즉, 현재 중국 경제는 성장률 8%대를 하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부진한 요인으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보다 하루 적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심리를 나타내는 실사지표인 제조업 PMI지수와 실물 지표들 간의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투자와 소비도 부진했다. 도시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연초 누적 기준으로는 20.2%를 기록했고, 4월에는 19.2%로 떨어졌다. 이처럼 투자가 부진한 것은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가 둔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도를 포함한 운송 관련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 국면이다. 부동산 투자는 일부 도시들의 판매 개선에도 불구, 실제 투자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다행히 제조업 투자는 아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다소 의외인 점은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대비 14.1%를 기록, 예상과 3월보다 1%포인트 낮았다. 이는 4월~5월 기간 동안 소비진작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실제로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세부항목들을 보면, 의류‧신발‧소비는 견고했으나, 가전소비는 부진했다. 가전비디오 소비는 전년대비 7.7%를 기록, 4분기 평균 24.6%에 비해 급격히 둔화됐다. 이는 이구환신 정책 만기 이후 수요 둔화 여파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또 유동성 지표들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4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는 6818억 위안으로 예상치 7800억 위안을 하회했다. 대출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4월 M2 증가율도 12.8%를 기록, 3월 13.4% 보다 낮아졌다. 지난 3월 신규 대출이 예상을 상회하며 크게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신규 대출은 줄곧 예상을 하회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실물 지표들보다 통화량 지표 부진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대체로 분기 초는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기간임에도 불구, 신규 대출이 예상을 하회했고 3월과 마찬가지로 단기 대출 비중이 높은 반면 중장기 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통화량 지표가 부진한 것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의지에도 불구, 대출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실적 부진으로 기업 예금이 감소하고 있으며, 가계도 은행에 예금하지 않고 있음에 따라 대출의 안정적인 회복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당연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지난해 12월 이후 세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이에 대형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20.0%
가 적용된다.

예금 규모를 감안할 때 50bp 지준율 인하는 4700억 위안 규모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허 연구원은 “5월 이후 대출이 급격하게 위축될 위험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게다가,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7~8월경에도 또 한차례 지준율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재 예금 대비 대출 비중이 68.8%로 2005년 이후 가장 높고, 지준율은 150bp 인하에 불과해 은행들의 대출 여력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미온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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