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회장, PF·저축銀·파생상품 손실...부실 늪 빠지다
이팔성 회장, PF·저축銀·파생상품 손실...부실 늪 빠지다
  • 장희부 기자
  • 승인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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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05300)이 양재동 파이시티 PF대출, 저축은행에 이은 파생상품 손실 등에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이팔성 회장의 경영리더십에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다 정부가 추진하던 우리금융 민영화도 위기를 맞고 있다. 마땅한 매수자도 없다. 여론도 우회적이 않다. 더구나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압박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최근 MB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비리에 연루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이회장에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회장은 이대통령과 같은 고대출신으로 대표적인 금융권 인맥이기 때문이다.

이회장도 자사주 매입해 10%이상 손실

우리금융 수장에 오른 이회장은 책임경영을 천명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의지표명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했다. 지난 2008년 9월 자사주를 처음 취득한 이후 총 25회에 걸쳐 총 7만1500주를 매입했다. 투자금액은 8억5328만원이다. 5월 17일 종가기준 9896만원에 손실을 본 상태이다.

우리금융의 수장이 10%이상 손실을 봤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떠했을까. 상상만해도 손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금융 주가 잡은 부실여신..처리 골머리

우리금융의 주가가 맥을 못추는 것은 부실채권 때문이다. 현재 부실채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총액은 4조2000억원(1.96%2011년말 기준)이다. 우리금융은 연말까지 1.5%대로 부실채권 비율을 맞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연중 2조원 이상의 부실채권 처리가 필요하다.

1조 1250억원에 대한 충담금 적립액이 137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연내 1조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증권 전문가는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부실자산을 매각하지 않아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면서 "무엇보다 향후 부실여신 처리규모가 실적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부실여신 처리에 따라 향후 분기실적은 1분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투자해 1조원 이상 손실

우리금융의 부실은 PF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08년 파생상품에 1조 5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가 총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에 파생상품의 판매사인 씨티은행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 RBS(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을 상대로 4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16일 "지난달 이사회에서 그간 장기적으로 검토하던 파생상품 손실 관련 국제소송을 내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국내 로펌인 대륙아주를 통해 투자금액 1조5000억원 가운데 소멸시효가 임박하고, 이달 내로 소송을 내지 않으면 법률적으로 배상받을 가능성이 낮은 4000억원대를 대상으로 1차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송 대상은 파생상품을 판매했던 씨티은행, 메릴린치, RBS 세 곳이다. 이 중 메릴린치는 BOA가 인수해 소송대상이 BOA로 바뀌었다.

우리은행과 로펌은 지난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제소해 5억5000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낸 것을 근거로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이들 해외은행이 금융전문가도 알기 어려운 파생상품을 팔면서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데다 신용등급을 부풀려 판매하는 등 사기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에겐 악재의 연속이다. 금융사로서 부실 등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부실 여신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회복해야 추락했던 이 회장에 경영리더십도 되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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