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대박 좇다 쪽박 '투자 위험'
개미 대박 좇다 쪽박 '투자 위험'
  • 장희부 기자
  • 승인 2012.04.23
  • 호수 8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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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선 레이스 '테마株' 후끈

금융당국, '대선테마주' 단속 불구 '기승'
박근혜, 안철수, 김문수, 정몽준, 문재인 등

18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등록이 23일 시작된 가운데 차기 대통령자리를 노리는 잠룡(潛龍)들이 속속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증시도 정치 테마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테마주특별조사반'의 조직화까지 검토하는 등 감독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의 인맥과 정책기조의 연관성을 내세운 종목들이 '테마주'로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존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에 이어 잠재 대권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도 주식시장에서 테마군을 형성시키고 있다.

본격 대선레이스 스타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잠룡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달 15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대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도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권의 잠재적 주자로 분류됐던 정운찬 전 총리, 남경필 의원, 정두언 의원, 김태호 의원, 원희룡 전 의원 등도 대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 무성한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권을 향한 행보라는 측면이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대선 정책을 구상하기 위해 이날 유럽으로 출국했다. 6월 전당대회 직후 대선 캠프를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세균 상임고문도 대권 행보에 나설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 총선에서 낙동강벨트의 패배로 타격을 입었지만 친노진영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서 대선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리틀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5월 26일 창원, 6월 2일 광주, 6월 15일 서울에서 북 콘서트형식의 출판 기념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 따라 테마주 들썩

대통령 예비 후보등록 일정에 따라 정치 테마주도 들썩일 전망이다.

실제 22일 김문수 지사가 출마를 공식선언한 이후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테마주가 급속하게 번졌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경영진과 돈독한 관계라고 알려진 대주전자재료, 경기도 안산 유니버셜스튜디오 사업과 관련된 대영포장, 엠피씨, 배명금속 등이다.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테마주도 또다시 들썩일 태세다.

4.11총선 이후 박근혜 테마주는 급등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 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는 박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운영하는 EG는 저점 1만9350원(9월 20일)을 찍은 뒤 3개월여만에 8만7900원(1월 4일)고점을 찍었다. 이후 이슈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또 박씨의 부인인 서모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신우도 덩달아 상승했다.

새누리당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한 조현정 대표의 비트컴퓨터, 친박계인 이규택 전 의원이 사외이사로 있는 쌍방울 등도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밖에 아가방 컴퍼니, 보령메디앙스, 세운메디칼, 동양물산, 대유에이텍, 대유신소재, 휴비츠, 메타바이오메트 등도 박근혜 테마주이다.

야권의 유일한 박근혜 대항마로 꼽히는 안철수 원장이 주주로 있는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은 안철수 테마주의 대장주다.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4월 29일 1만 8400원 저점을 찍은 뒤 서울시장 재보선을 계기로 치솟기 시작해 지난 1월 3일 16만7200원 고점을 찍고 하락했다. 4월 20일 종가는 11만1300원을 기록했다. PER(주가수익비율)이 118배 이른다고 평가된 것이다.

안 원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이민화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의료기기업체 솔고바이오와 신경민 민주통합당 영등포을 당선자가 최대주주 가족으로 알려지면서 우성사료도 안철수 테마주에 편입됐다. 이밖에 잘만테크, 케이씨피드, 엔피케이 등도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 등과 김두관테마주인 광림, 아즈텍WB 등도 증시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밖에 대선과 관련, '서해안 개발 관련주'로 포메탈, 모헨즈도 강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대선에서 충청권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고 대표적 개발이슈인 서해안권 가로림만 개발이 대선 공약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설'이 그 근거다.

테마주 거품꺼지면 쪽박

문제는 기업가치를 따지지 않고 테마만 좇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거품이 걷히면 쪽박차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과거 정권때마다 테마주가 있었다. 하지만 거품이 걷히면서 주가는 하락했고, 쪽박차는 투자자가 속출했다.

최명철 재계분석기관인 재계3.0 소장은 "코스닥 시장은 모멘텀이 없고 특히 야권은 절대강자 없이 대선레이스에서 혼전이 예고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테마주들은 시세조정과 같은 불공정거래행위의 타켓이 되기 쉽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가 움직임도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충고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치인 등과의 확인되지 않은 연관성을 근거로 주가가 출렁이는 종목이 속출해 피해가 늘자 올초 신설한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올 연말 대선까지 존속시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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