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금리, 상승 모멘텀 부재
국내 채권금리, 상승 모멘텀 부재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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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 속 숨 고르기

대내외 경기회복 확신 부족…기준금리 동결 전망
시장금리 저점 확인…채권 수급은 여전히 우호적

스페인을 필두로 한 유로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6%대로 치솟았고 국채 부도위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국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채권금리는 당분간 숨 고르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국고채 채권금리는 3.49~3.50% 구간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채권금리는 4월 유로존 위기감에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보합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재정위기 이슈가 채권금리 상승을 억제하겠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점은 채권금리 상단을 견고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면 일시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부동산 관련 민간기업의 부채가 크다는 점에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고 보고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10개월째 3.25%로 동결하며 기준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지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정상화를 위한 3가지 여건인 물가, 국제, 국내 경제 상황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에 당분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2년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에 근접한 이후 몇 개월간 급등했다가 다시 반락했다”며 “과거 패턴을 따라갈 경우 비교적 오랜 기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온 국고채 금리는 1~2개월 정도 짧은 기간 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고채 금리가 3.50% 이하로 내려가며 공격적인 채권매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채권금리는 3.45~3.55%의 좁은 박스권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권금리 상승 지속?

대내외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채권금리는 이미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 잠시 숨 고르기 과정을 보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지현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저점을 확인했지만 곧바로 상승 추세로 진행되기 위한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과도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지만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가 3분기까지 동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 수급여건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은행권의 경우 예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대출 자제로 운용기반이 제한적인 상황이므로 유가증권 운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험권은 운용자산 증가로 꾸준히 채권을 매수하고 있으며 4월중 연금 및 정부 관련기관들의 자금집행이 예정되어 있는 점도 수급여건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은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 회복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또 외인 선물매도 공세도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채권시장은 2분기 초반까지는 경제지표를 확인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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