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5> 신세계그룹
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5> 신세계그룹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3.26
  • 호수 8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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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경영인 영입, 고객 행복추구"보다 회사기회유용 안정적 승계가 우선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분승계 내역 확인할 길 없어
2세대에서 3세대로 지분승계 증여, 회사기회유용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된 그룹으로, 1991년에 삼성그룹 내에서 별도 경영을 시작했으며, 1997년에 계열분리(공정거래법 상의 계열분리를 의미함) 됐다. 계열분리 당시 신세계는 총 11개의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그룹의 자산 총액은 1조 7590억 원 이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14개의 국내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자산총액 기준으로 24위의 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의 주요 사업부문은 신세계 등의 유통업, 신세계푸드 등의 식음료업, 신세계건설 등의 유통지원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사업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세계그룹의 소유구조는 이명희 및 가족들이 이마트와 신세계를 지배하고 이마트와 신세계가 나머지 계열회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형태이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지배주주는 이명희로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의 다섯 번째 딸이다. 이명희는 2명의 자녀 정용진, 정유경을 두고 있다.

이명희는 신세계의 회장, 남편인 정재은은 신세계의 명예회장이며, 정용진은 부회장, 정유경은 부사장이다.

이명희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식은 신세계로 신세계의 최대주주이다. 이명희 및 정재은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총 2조7백6억4천1백만 원이며, 정용진 및 정유경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총 1조3천6십6억7천만 원으로 정용진 등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이명희 및 정재은이 보유한 지분가치의 63.10%에 해당된다.

1세대(고 이병철)에서 2세대(이명희)로의 지분승계

이명희가 처음 신세계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경위는 확인할 수 없으며, 상속 및 증여 내역도 확인할 수 없다.

신세계그룹의 독자경영이 발표된 1991년 당시 이명희는 신세계의 지분 11.4%를, 남편인 정재은은 1.5%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이건희는 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1991년 11월 이건희는 이명희에게 신세계 주식 8만주(1.65%)를 매각했다.이외 그룹 분할 당시 이명희는 해운대개발의주식 17%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명희 및 정재은은 총 323,338백만 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하여 연평균 29.97%의 수익률을 얻었다. 이명희의 경우 연평균 25.71% 그리고 정재은의 경우 43.15%의 수익률을 얻었다.

신세계 관련 이명희와 정재은이 보유한 주식은 1992년 말부터 확인 가능하다. 이명희는 1998년과 1999년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2004년 중에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2007년과 2008년 중에는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증가시켰다. 1998년에는 정용진에게 500,000주를 증여하여 이명희의 지분이 다소 감소했다.

정재은 역시 전환사채 전환, 장내매수,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주식을 증가시켰으며, 2006년 중 정용진 및 정유경에게 주식을 모두 증여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없다. 1998년 및 1999년 이명희와 정재은이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은 각각 892,893주와 1,000,000주이다.

조선호텔 관련 이명희가 보유한 조선호텔 주식 168,814주(1.06%)는 이명희가 주식을 보유하던 해운대개발이 조선호텔과 합병하면서 조선호텔 주식을 교부 받아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지금까지 계속 보유 중이다.

신세계건설관련 이명희가 보유한 신세계건설 주식 379,478주(9.49%)는 1998년부터 이명희의 주식 보유가 확인되며, 지금까지 계속 보유 중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련 정재은이 보유한 신세계아이앤씨 주식은 1998년부터 보유가 확인되며 당시 40,000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도 보유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련 정재은은 1998년 제3자 배정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2010년 5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현재 총 1,548,225주를 보유하고 있다.

2세대(이명희)에서 3세대(정용진, 정유경)로의 지분승계

신세계는 2006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기업가치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조단위의 세금을 납부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용진 및 정유경은 2006년 정재은으로부터 신세계 주식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납부했다.

정용진 및 정유경은 신세계의 경우 주식 매입과 수증을 통해 지분을 증가시켰다. 다만 광주신세계 및 조선호텔베이커리는 회사기회 유용을 통해 확보한 주식이다. 또한 정용진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아이앤씨와 신세계건설의 경우 그룹 차원의 지원성 거래로 성장한 회사이다.

이들 회사들의 대부분의 매출은 계열회사와의 거래로 인한 것이나 정용진 등 지배주주일가의 지분이 30% 미만으로 낮아 지원성 거래로 분류하지 않았다.

정용진이 보유한 총 주식가치는 1조3십4억6천4백만 원이며 이중 84.42%는 신세계 주식, 15%는 광주신세계 주식이다. 정용진이 신세계 등의 주식 보유를 통해 얻은 연평균 투자수익률 연 27.42%이다.

정유경의 경우 보유주식의 96%가 신세계 주식으로 보유한 주식의 총 가치는 3천3십2억6백만 원이며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15.32% 이다.

정용진과 정유경의 신세계 지분 증가는 주로 이명희 및 정재은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것에 기인한다.
정용진은 이명희로부터 1998년 총 500,000주의 주식, 당시 시가로는 6십8억1천5백만 원의 주식을 증여받았으며,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어떻게 납부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또한 2006년 정재은으로부터 840,000주(당시 시가기준으로 3천9백1십4억4천만 원)를 증여 받아 2007년 증여세로 377,400주(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2천억2천2백만 원)를 물납했다. 현재 정용진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주식은 총 1,379,700주로 보유한 신세계 주식 중 증여받은 주식 962,600주(물납한 신세계 주식 제외)의 비중은 69.7%이다.

정유경의 경우 2006년 정재은으로부터 634,571주(당시 시가기준으로 2천9백5십7억1천만 원)를 증여받아 2007년 증여세로 285,556주(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151,344백만 원)를 물납했다. 현재 정유경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주식은 총 474,427주로 보유한 신세계 주식 중 증여 받은 주식 349,015주(물납한 신세계 주식 제외)의 비중은 73.57%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의 패션사업부문이 분할하여 1996년 설립된 회사이다. 정용진은 1997년부터 주식 보유가 확인되며, 정유경은 2002년 처음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광주신세계는 1995년 신세계가 100% 출자하여 설립된 회사로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용진은 1998년 실시한 광주신세계의 유상증자에서 당시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가 실권함에 따라 유상증자 주식 전체(500,000주)를 인수하여 광주신세계의 주식 83%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1999년 유상증자에 참여(333,330주)하여 현재 총 833,330주(52.08%)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신세계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총 4,167백만 원이 소요됐으며, 취득 후 현재까지 지분 처분은 없었고 투자기간 중 현금배당을 고려한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41.61% 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정용진이 광주신세계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신세계가 누려야 할 회사기회를 정용진이 유용한 것이라 주장했다.

신세계가 타 지역의 경우 지점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반면 광주지역만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지배주주 일가인 정용진으로 하여금 주식을 인수하도록 한 것은 신세계가 자신의 회사기회를 포기하고 이를 정용진이 유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신세계 소액주주들을 모아 정용진을 포함한 당시 신세계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현재 동 주주대표소송은 1심 및 2심에서 소액주주들이 패하고 대법원에 상고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당시 신세계가 1997년 경제위기 직후 구조조정 중이라 광주신세계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었으며 정용진은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출자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1997년 신세계의 정보통신사업부가 분할하여 설립된 회사로 정용진의 지분은 1998년부터 확인 가능하다. 1998년 말 당시 신세계가 83.17%, 정용진이 9.83%(59, 000주) 그리고 정재은이 6.67%(40,00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매출액의 60% 정도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이루어져 있는 회사로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했다.

신세계건설은 1991년 설립된 회사로 정용진은 1999년 실시된 유상증자의 실권주를 인수하여 처음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신세계건설은 매출의 약 70% 정도를 관계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역시 계열사 등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회사이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2005년 조선호텔에서 분할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정유경은 설립 후 4개월 후인 2005년 5월 조선호텔로부터 주당 7967원에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주식 800,000주(40%)를 매입하여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분 40% 취득을 위해 63억8천만백만 원을 지불하였으며, 배당금을 고려한 연평균 투자수익은 14.10% 이다. 조선호텔의 제과부문을 분할하여 설립한 회사로 당시 조선호텔 총 매출의 32.8%가 제과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조선호텔 제과부문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점포망을 통해 매출을 하고 있었다. 또한 2010년 5월 조선호텔의 외식사업부를 양수하기도 했다. 주로 신세계 등 특수관계자를 통한 위탁판매의 방법으로 매출을 하며, 2010년의 경우 신세계 등을 통한 위탁판매로 매출은 총매출의 84%에 달한다. 결국 조선호텔이 유망 사업부인 베이커리 부문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한 후 정유경에게 주식을 매각한 것인데 이는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승계 방향

지분승계 관련 신세계는 2011년 6월 신세계를 존속회사로 하고 이마트를 신설회사로 하는 분할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명희는 신세계와 이마트 각각에 대해 17.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이명희 및 정재은이 보유한 주식은 조선호텔과 신세계건설 등으로 그룹 소유구조 상 중요도가 떨어지며, 금액도 크지 않다.

이명희와 정재은이 보유한 주식은 정용진 및 정유경에게 상속 또는 증여될 것으로 보이며, 납부세금은 주식으로 물납할 가능성이 크다.

현 상황에서 향후 지분승계 방향을 전망해 본다면 신세계를 비롯한 백화점 사업부문은 정유경이 이마트를 비롯한 기타 계열회사들은 정용진이 지배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이명희가 보유한 이마트 주식은 정용진에게 증여되고 신세계 주식은 정유경에게 증여될 것이다. 정용진과 정유경이 증여 받은 주식의 50%를 현물로 납부하면 정용진과 정유경은 합쳐서 신세계 주식과 이마트 주식을 각각 18.48%씩 보유하게 된다.

정용진과 정유경이 합하여 이마트 및 신세계의 지분 18.48% 정도를 확보하더라도 추가적인 지분확보 방안이 없다면 지배권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정용진과 정유경이 추가적인 자금투여 없이 지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즉 이마트와 신세계는 사업부문과 지주부문을 분할하여 지주부문이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교환방식 공개매수를 하고 정용진 및 정유경이 보유하고 있는 사업부문 주식을 지주부문 주식으로 교환하면 정용진과 정유경은 지주회사의 지분을 각각 30~40% 정도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용진 및 정유경 → 이마트 지주부문 → 사업자회사 그리고 정용진 및 정유경 → 신세계 지주부문 → 사업자회사로 이루어지는 소유구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계열분리 과정에서 한국의 재벌체계에서 형제간 공동경영의 경우 대부분 분쟁으로 끝났던 점, 그리고 과거 삼성그룹의 경우 상속과정 이후 바로 계열분리를 이루었던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신세계 그룹도 정용진 부회장이 지배하는 그룹과 정유경 부사장이 지배하는 그룹으로 분리될 가망성이 크다.

경영권 승계 관련 지금까지 신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정용진 등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앞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유추할 수 있는 최근의 두 가지 사건은 정용진 및 정유경의 승진과 신세계의 분할이다.

즉, 정용진은 최근 신세계 (2010년)와 이마트 (2011년)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으며, 정유경은 2009년 신세계의 부사장이 되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1년 6월 신세계는 존속회사 신세계와 신설회사 이마트로 인적분할되었다.

두 가지 사건에 기초해서 유추해보면 이명희는 이마트 등 할인점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권은 정용진에게 그리고 신세계 등 백화점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권은 정유경에게 승계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유경은 조만간 신세계의 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이고, 정용진은 당분간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이사로 양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것이지만 그 이후에는 이마트 등 할인점 부문만 독자경영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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