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데이 '오너리스크' 묻힌 내막
슈퍼 주총데이 '오너리스크' 묻힌 내막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2.03.26
  • 호수 8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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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횡령·배임 혐의 '봇물전략에 묻혔다'

슈퍼 주총데이가 끝났다.

지난 23일 672개사가 동시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하이마트, SK 등 유가증권시장 309개사와 비트컴퓨터, SK브로드밴드 등 코스닥시장 363개사 등이다.

일부 기업에선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이사 선임의 건'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어 진통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SK㈜, 20여분만에 주총 끝

SK㈜는 26분만에 주총을 끝내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SK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등 5개 안건을 산정했다. 단 한건의 반대도 없이 통과됐다.

또 이날 주총을 통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한 120억원으로 결정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사채 발행 권한을 이사회와 대표이사에게 위임토록 정관을 변경했다.

앞서 SK㈜는 주총을 통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이 사내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있었다. 최 부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문제제기는 없었다.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 대신 유경선 회장 진행

서울시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하이마트 주총에서는 선종구 회장 대신 유경선 하이마트 대표이사(현 유진그룹 회장)가 주총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대검 중수부에서 선회장의 재산 해외도피 및 탈세의혹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매출 3조4053억원, 영업이익 2574억원 등의 실적에 대한 승인과 이사보수 한도를 21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건 등 2개의 안건이 통과됐다.

특히 검찰의 선 회장에 대한 수사로 그동안 추진해 온 인수·합병(M&A)은 무기한 연기돼, 이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별다른 의견 제시 없이 끝났다.

 

◇삼천리, 소액주주 요구 무산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동 삼천리 본사에서 열린 삼천리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요구'가 '기타 주주제안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찬성률 미달로 부결됐다.

이날 소액주주들은 ▲주당 1만원의 배당 ▲유상감자 ▲30만주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을 요구했으나, 표결을 통해 1주당 3000원의 현금배당(의사회안)이 통과되고 나머지 안건들이 부결되면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소액주주 대표인 강형국 대표가 "(이번 소액주주 반발을) 이벤트로 생각하지 말고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주주를 끌고 가지 않을 것이면 주식회사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 주총 현장에서 긴장감이 흘렀다.

재계전문연구기관인 '재계3.0'의 최명철 원장은 "오너리스크에 대해 주주들에 반발이 예상됐다. 하지만 23일 600여개 회사가 동시에 주총을 열면서 관심이 분산되면서, 주주공세에 대한 회사측의 방어가 쉬었다. 소액주주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채 끌려가면서 싱겁게 끝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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