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거부 운동’ 확대 ‘내막’
‘삼성카드 거부 운동’ 확대 ‘내막’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3.19
  • 호수 8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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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차별 금지 법안 불구 대형마트 우대 여전
자영업자들, "내달부터 삼성카드 결제 거부" 강경

전국 단위의 자영업자연합회가 ‘삼성카드 결제 거부 운동’에 나서 파장이 예고된다.

지난 14일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삼성카드에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코스트코에 대한 특혜를 중단하고 수수료를 현실화해 일반 가맹점 수준으로 올리지 않으면 내달부터 영업현장에서 삼성카드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들 단체는 내주부터 각 업소에 ‘4월 1일부터 삼성카드를 거부한다’는 안내문을 배포해 업소 입구와 카드 결제기 옆에 부착할 계획이다.

앞서 자영업단체들은 지난달 신한카드에 대해 결제 거부 운동을 벌이기로 한 바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차별을 금지하는 여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유보했다. 신한카드 결제거부의 목적은 여전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조치였기 때문.

하지만 이번 결제거부 운동은 대기업 가맹점에 대해 여전히 대형 카드사가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어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실전에 나선 것이다.

수수료 차별을 금지하는 여전법 개정안이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이긴 하지만 특히 삼성카드가 자사 카드만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코스트코와 단독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 0.7%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어 이를 뿌리뽑기 위해 끝까지 강경대응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이 3~4.5%인 것과는 크게 차이난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수수료율 차별 금지와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담은 여전법 개정안이 올해 12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9개월 공백 기간에는 현행 여전법이 그대로 적용된다”며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가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12월까지 기다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가맹점들의 수수료율 불만에 올해 1월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2.05%에서 1.8% 이하로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자영업단체들은 “삼성카드는 수수료 인하 핑계로 부가혜택을 반토막 내는 등 별다른 피해없이 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면서 생색만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직도 일부 대형 가맹점엔 수수료율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며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적정수준으로 올리고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1.5%이하 까지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영업단체들이 삼성카드 결제거부에 들어갈 경우 각종 쇼핑몰과 유흥주점, 카센터, 학원, 숙박업 등 60여개 업종의 종사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져 삼성카드로선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 여신협회와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스트코의 수수료 특혜에 대해서는 “코스트코와 가맹점 계약은 일반 가맹점 계약과는 달라 대금 결제 기일이 일반 가맹점보다 길어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도 손해 보는 구조가 아니다”며 “이런 부분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극단적 조치…‘카드 대란’ 우려

가맹점단체들의 일방적 통보방식 수수료 협상태도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가맹점 수수료 차별 금지 법안이 이미 공포됐고 그간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한 성의를 보여 왔음에도 불구, 이 같은 극단적인 움직임은 상호 갈등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영업단체는 ‘카드 대란’은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엄태기 유권자시민행동 행정실장은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소비자 한명당 평균 3~4장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며 “삼성카드를 못 쓰게 되더라도 ‘카드 대란’은 없을 것이며 소비자들에게 다른 카드를 사용하게끔 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불편도 이해하지만 대형 가맹점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상대가 되지 않을뿐더러 카드 수수료가 이익의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이해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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