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3> LG
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3> LG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3.05
  • 호수 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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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 후 확고한 지배구조

3세대 구본무 회장 상속받은 지분증여 상속내용 전무
4세대 구광모 승계 비상장 주식매각 계열사 지분매입

LG그룹은 1947년 고 구인회와 고 허만정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락희산업(현 LG상사), 금성사(현 LG전자), 한국케이블공업(현 LS전선), 럭키개발(현 GS건설) 등을 설립하면서 사업을 확장했으며, 일부 계열분리 후 현재 59개의 국내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총액 6위(공기업 제외 4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1969년 구인회 사망 이후 장남 구자경(현 명예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금융, 광고, 통신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1995년에는 구자경의 장남 구본무가 경영권을 승계했으며, 구본무는 현재 지주회사 (주)LG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과거 LG그룹의 구인회와 허만정의 동업관계는 건설, 정유, 유통 부문을 허씨 일가 소유의 GS그룹으로 분할하며 끝이 났다. LG그룹은 2000년대 이후 금융 부문을 LIG그룹과 LB인베스트먼트그룹(구 LG창업투자)으로, 전선ㆍ가스 부문을 LS그룹으로 분리시켰으며, 최근 LG패션까지 계열분리하였다. 현재 LG그룹은 지주회사인 (주)LG를 중심으로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등 전자, 화학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있다.

재벌 중 최초로 지주회사 전환

LG그룹은 2003년 재벌 기업집단 중 가장 먼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전환 전 LG그룹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우선 LIG와 LB인베스트먼트, 아워홈 등을 분리하고, LG애드 등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한 뒤 2000년부터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LG화학과 LG전자를 각각 사업부문과 지주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부문을 합병하여 2003년 통합지주회사 (주)LG를 설립, 지주회사 체제를 마무리했다.

현재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 다수가 지주회사를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나머지 계열사 대부분을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형태이다. 지배주주 일가는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주식교환등으로 (주)LG 주식 지분을 증가시켰다. 2011년 6월 현재 (주)LG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 일가는 총 38명에 이른다.

구본무회장은 (주)LG 10.7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동생이자 구광모의 친부인 구본능이 5.04%, 또 다른 동생 구본식, 구본준이 각각 4.48%, 7.63%를 보유 중이다. 후계자로 유력한 구광모(현 LG전자 차장)는 2003년 3월 이전에 지주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으나, 8년간 꾸준히 장내매수하여 현재 4.7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승계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구본무 회장 및 가족들의 그룹 내 역할 및 보유 지분

구본무는 1995년 LG그룹 3대 회장으로 취임하였으며, 현재 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 외에 서브원 대표이사 회장, LG경영개발원 비상근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구자경은 현재 그룹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 외 LG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가족은 구본준(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구광모(LG전자 차장)이다.

구본무를 비롯한 지배주주 일가는 주로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LG 외에 구본무와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LG상사와 엘지씨엔에스, 지흥 뿐이다.

구본무는 (주)LG 10.72% 외에 LG상사 1.65%, 엘지씨엔에스 1.1%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무의 아들 구광모는 (주)LG 4.72%를 보유하고 있어 친부 구본능의 지분 5.04%와 더할 경우 구본무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구본무의 동생 구본준은 지주회사 (주)LG 2대 주주로 7.63%를 보유하고 있다.

(주)LG는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상장계열사를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고, 자회사는 나머지 계열사를 손자회사로 지배하고 있어 지주회사 지배권만 확보한다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특히 (주)LG의 소유구조는 지배주주 친인척이 총 48.6%의 절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총 38명의 특수관계인과 2개 재단법인이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어 구본무는 10%대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주회사의 지분은 계열분리 또는 독자적으로 설립된 범LG그룹 구성원들도 보유하고 있는 반면 구본무 직계 자녀의 며느리, 사위들이 보유하는 지분은 없다.

구본무와 부인 김영식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약 2조2,910억 원이며, 자녀인 구광모, 구연경은 각각 7,310억 원, 1,350억 원을 보유 중이다. 미성년자인 차녀 구연수도 보유 주식 평가액은 70억 원에 달한다. 자녀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구본무 부부가 보유한 지분의 38.1%에 해당된다.

구자경은 2000년 전후 가족들에게 일부 지분을 증여했으나, 이후 장내매수, 유상증자를 통해 일부 지분을 증가시켰다. 구자경은 현재 (주)LG와 LG상사 주식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구본능, 구본식과 여동생 구훤미, 구미정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승계>

2세대(구자경)에서 3세대(구본무)로의 지분승계 확인 불가

창업자 구인회가 2대 지배주주인 구자경에게, 구자경이 현재 지배주주 구본무에게 계열사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 없으며, 확인 가능한 자료가 거의 없다.

구본무가 보유한 (주)LG 주식이 최초 확인되는 시점인 1997년 말 구본무 지분은 0.26%에 불과하였으며,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도 17.7%였다. 2001년 LG화학과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을 잇달아 분할하며 주식 수가 줄어들었으나, 2001년 12월 LG화학과 LG생활건강 및 LG홈쇼핑의 공개매수에 참여하여 지분을 약 4.5%까지 증가시켰다.

2003년에는 LGEI와의 합병으로 LGEI 1주당 1.8282의 비율로 (주)LG 주식을 배정받아 지분을 늘렸고, 2004년 (주)GS 분할로 총주식수가 감소하여 지분율이 높아졌다.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려 2011년 6월 말 현재 10.83%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잡았다.

3세대(구본무)에서 4세대(구광모)로의 지분승계 비상장 회사

구광모는 애초 후계자로 지목되지 않다가 구본무 장남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2004년 구본무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경영권 승계 가능성이 생겼다. 따라서 구광모가 본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로, 이전 지분보유 내역 등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양자 입적 전 구광모가 보유한 (주)LG(당시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주식은 극히 적었으며, 오히려 아버지 구본능이 지배하는 희성전자 지분을 약 30% 보유하고 있었다.

구광모의 지분승계는 주로 희성전자와 같은 비상장 회사의 주식을 매각하여 자금을 마련한 뒤,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구광모는 (주)LG 등 주요 계열사 주식 매입자금 출처를 ‘물려받은 재산(희성계열사 지분 및 LG전자와 LG화학 등) 매각대금, 배당금 등’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최초 증여와 관련한 자세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2000년 이후 계열사 지분 증가는 주로 장내매입을 통해 이뤄졌다.

구광모는 총 (2천7백5십8억7천만)275,870백만 원의 주식을 매입했고, 일부를 (1천7십1억7천2백만)107,172백만 원에 매각하였다. 그간 계열사를 통한 배당액은 (3백3십억8천8백만)33,088백만 원이다.

<후계전망>

구본무는 29살이던 1975년 (주)럭키(현 (주)LG)에 과장으로 입사하며 그룹 업무를 시작하였다. 이후 1979년 (주)럭키 본부장, 1981년 금성사 이사, 1986년 럭키금성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1989년부터 LG그룹 부회장(금성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구자경의 후계자로 자리 잡았다.

1995년 70세를 맞은 구자경이 경영 은퇴를 선언하면서 구본무가 그룹회장으로 정식 취임하였다. 당시 49세로 입사 20년 만에 경영권을 완전히 승계했다. 구본무 취임과 함께 1, 2세대 친인척 경영진은 대부분 은퇴하였으며, 친인척 계열분리가 활발히 진행되어 10년 뒤인 2005년 허씨 일가의 GS그룹 분리를 끝으로 대부분 마무리됐다.

구본무가 1945년생으로 비교적 고령이지만 당분간 LG그룹 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가 특별히 건강의 문제나 지분증여 움직임이 없고, 구자경 역시 70세가 된 1995년까지 경영권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 구광모도 임원에 선임되거나 경영능력을 평가 받을만한 경험이 없어 당장 경영권승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구본무에서 구광모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도기에 구본무의 동생 구본준의 역할이 일정 부문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현재 구본준은 구본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LG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를 맡고 있는 지배주주 일가의 일원이다.

구본준의 경영권이 강화될 경우 아들 구형모도 향후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구형모는 1987년 생으로 아직 어리고 계열사에 입사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2011년 초 광학필름 제조 및 판매 계열사 지흥의 지분을 100% 인수하여 개인회사로 만들었다. 만약 구형모가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지흥을 성장시킨다면, 그 이익으로 지주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유교적 가풍에 의해 여성의 경영 참여가 거의 없고 장자의 경영권승계가 지켜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구본무의 양자로 입적된 구광모가 점진적으로 경영수업을 쌓아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으로 구광모가 경력을 쌓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구본준이 일정 기간이라도 경영권을 지배한다면, 구본준의 아들 구형모도 경영에 참여하여 경영권승계를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구광모 외에는 경영에 참여하거나 눈에 띄게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한 4세가 없고 4촌 남자형제들의 나이도 어려 새로운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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