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나는 연봉…하청기업 죽어간다
‘억’소리나는 연봉…하청기업 죽어간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12.12
  • 호수 8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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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CEO의 연봉 ‘그들만의 잔치’

삼성전자 59억9000만원 기록 '단연 1위'

전체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6304만원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의 급여체계가 전면 공개될 전망이다.

8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 및 상장사 임원들의 보수 공시를 기존 전체 임원 총 액수에서 개별 임원 기준으로 선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 공시 체계는 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만 공개된다. 이 때문에 각 사 별 평균 연봉은 알 수 있지만 개개인의 급여는 알 수 없다.

이번 선진화 방안은 그룹 총수 일가를 비롯해 주요기업들의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고위층 임원들의 성과 보수체계 파악을 위한 것이다.

 

너무나 억소리 나는 대기업 임원 연봉

 

한진그룹(조양호 회장) 계열사 대한항공의 등기이사 임금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분기보고서를 통해 조양호 회장, 지창훈 사장 등 등기이사(상근) 4명에게 올 초부터 9월말까지 총 30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지급액은 7억7200만원이다. 대한항공이 등기이사 임금은 2년간 2배 가까이 올려 지급했다.

이는 작년 3분기까지 기록한 1인당 4억9500만원보다 무려 56% 많은 수치다. 사실 작년에도 대폭 인상한 수준이었다. 지난 2009년 3분기까지 지급한 평균 금액은 3억9900만원. 2010년에도 이미 24%나 올렸던 셈이다. 이에 따라 2년간 인상률은 93%에 이른다.

사실 대한항공 임원의 연봉은 삼성 다른 대기업 임원에 비하면 작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에 불만을 사고 있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만 40살 이상 근속 15년 이상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제를 실시해 114명을 구조 조정을 하면서 임원의 연봉을 두 배로 올렸다는 점이다. 또한 직원들에 급여는 4,1%만 인상됐다.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삼성계열사, 임원연봉 1,2,3위 차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지난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임원 연봉 1,2,3위를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차지했다.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지급한 곳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임원 연봉 총액은 179억7000만원이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59억90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임원 1인당 32억5600만원을 지급했다. 삼성SDI가 평균 30억3100만원씩을 임원들의 연봉으로 사용했다. 삼성의 임원 1인당 평균 13억 9700만원이다. 다른 그룹에선 근접할 수 없는 숫자이다. 
반면 30대 그룹 계열 상장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임원 연봉을 기록한 곳은 효성그룹 계열의 효성ITX(3800만원)이다. KT그룹 산하의 KT뮤직은 4500만원을, 금호아시아나는 5000만원을 임원 1인당 연봉으로 지불했다.

지난 15일, 연봉정보사이트 페이오픈도 ‘30대 대기업 임원 평균 연봉 정보’를 발표했다. 대기업 임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59.9억 원을 기록 단연 1위에 올랐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20억2천만원, KT 15억1천만원, 삼성중공업 14억3천만원, 현대모비스 14억3천만원, LG화학 12억8천만원, 포스코 12억6천만원, 롯데쇼핑 12억3천만원, 삼성생명보험 11억2천만원, SK텔레콤 10억5천만 등의 순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6세~40세는 5,740만원이며 41세~45세는 7,062만원으로 조사 됐고 학력별로는 2,3년제 대졸이 5,907만원, 4년제 대졸 6,378만원, 석사 이상이 7,230만원 순을 이었다.

 

재계는 반대 선진국은 공시 의무화

해외선진국에선 임원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보수 공개가 투자자로 하여금 기업투명경영 의지와 정확한 투자 판단에 잣대가 될 수 있다.

국내 재계는 반대 입장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사유권 침해나 개인 정보 유출이 있을 수 있고, 유럽 재정위기 등과 관련해 기업실적이 안 좋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의 경영의지를 꺾어버리는 처사”라고 밝혔다.

최명철 한국증권경제연구소장은 “임원은 샐러리맨의 별이다. 금융권 회사가 비교적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 계열사는 45개사이다. 이들 고연봉 회사들은 대부분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 이들 기업은 기업의 지주회사이거나 오너일가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고연봉 회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상선, 현대하이스코, 한화캐미칼, 한화 등은 총수 일가가 등기이사로 포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 소장은 “대기업 임원의 높은 보수는 하청기업의 눈물이다. 하청기업의 납품단가 깎기 관행은 CEO와 중간관리자의 경영성과 방식 때문이다. 대기업 CEO의 경영능력 평가는 단기이익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하청업체 원가를 계속 깎아 이익을 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매년 작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백억원이 넘는 연봉에 스톡옵션에 성과급을 챙긴다. 결국 하청기업의 고혈인 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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