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이콥의 방
도서-제이콥의 방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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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완역된 버지니아 울프의 역작!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의 세 번째 작품.

한국 버지니아 울프 학회에서 선보이는 「버지니아 울프 전집」의 하나로, 전작에 비해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관습을 탈피해 글쓰기의 틀 자체를 바꾸는 과감한 변화가 돋보인다.

이는 이후 울프의 모든 소설에서 나타나는 내용과 기법의 배아가 모두 들어 있어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이다.

<제이콥의 방>은 안정된 화자가 없이 여러 여성 인물들의 시각이 서로 엇갈리고 스쳐 지나가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자신을 알고자 하지만 그 방법에 닿기 어려워 고통 받는 그녀들은 제이콥을 욕망의 매개체로 삼아 자신들을 들여다본다.

제이콥의 방은 사실상 여성 인물들 스스로의 내면이며, 그의 방은 그녀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공간이다.

<제이콥의 방>에서 작중 여성 인물 모두는 욕망의 내면에 결코 그 대상을 뚫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절망과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존재의 순간을 느끼고자 노력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어 스스로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숨죽인 욕망, 존재의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대상에 거리를 유지하는 욕망, 존재의 순간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절망하는 욕망 등을 지닌 여성 인물들 모두가 제이콥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 사이에서 혼선을 빚는다.

이는 욕망의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도 결코 그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에 절망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가 닿을 수 없다는 우리 존재의 역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글 | 솔 출판사 |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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