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이후 미국 은행에 주목하라
FOMC 이후 미국 은행에 주목하라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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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은행 신용등급 강등, 미국은?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은행 신용도 우려 재부각
펜더멘탈 개선에도‘좀비은행’논란 확산


지난 금요일, 큰 혼란이 있었다. 코스피 지수는 1700선이 붕괴되면서 103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때문에 시가총액 58조원이 날아갔다. 반면에 환율은 사상 최고가인 1172.50을 기록했다. ‘검은 금요일’이라고 불리는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한 원인은 뭘까. 여기에는 미국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의 경기부양책 정책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들이 펼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무디스가 그리스국립은행을 비롯해 8곳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했다. 장기 신용등급을 ‘B3’에서 ‘Caa2'로 2단계 강등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제시했다.

 

현재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당시와 현재가 다르다고 하지만 시장은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투자자는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다.
한편 유로존 위기의 원인인 그리스의 신용등급에 이어 은행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미국시장의 영향을 받는 국내는 이에 대한 여파는 없을까. 미국은행을 과연 안전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모기지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2008년과 비교하면

지난 2008년과 현재를 비교하면 금융기관의 대·내외 상황은 변화됐다. 무리한 신용확장으로 레버리지 확대로 버블 우려를 낳았던 2008년과 현재는 다르다. 2011년 하반기는 선진국 금융기관들의 재무상황이 지난 3년간 구조조정과 디레버리징을 통해 개선됐다.
하지만 그동안 버팀목이 된 선진국 정부는 과다지출로 재정이 약화됐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 자금지원에 대해 납세자와 정책 당국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다. 만약 강력한 외부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인 대응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높다.
현재 미국 은행은 일명 ‘좀비은행’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논란은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정부 지원을 받는 처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위기 후 빠른 수익성 회복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 개선속도는 2009년 4분기 이후 빨라졌다. 2010년 들어 부실자산 증가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시현한 것이다. 2011년에는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졌다.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트레이딩 부문과 FICC 부문의 성과가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투자은행 부문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또 부실자산의 증가속도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양호한 실적 달성이 가능했다.

실적개선은 보유자산 규모와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다소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영업망을 바탕으로 실적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었던 대형 은행들은 2008년 말을 최저점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 내 중소규모 로컬 영업망을 갖춘 은행들의 개선속도는 미국 경기회복 둔화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09년 상업용 모기지 부실이 심화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다. 이는 중소형 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상업용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장기 수익창출 모델은 무엇으로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펜더멘털 측면이라면 내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
금융기관의 수익성, 자산건전성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내부 환경은 녹록치 않다.
지금까지는 금융위기로 불거진 부실자산 문제 해결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자산건전성 문제가 다소 완화된 현 시점에서는 미국 은행이 추구해야 하는 사업모델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미국 대형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10년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크로와 규제 압력 확대

외부적인 환경에서 보면 매크로와 규제 압력이 심화되면서 활동영역을 좁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와 선진국 정부의 재정악화 등 매크로 위험요소는 미국 은행의 펀더멘털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경기회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대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9%대 구조적 실업, 20%가 넘는 깡통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더블딥 우려를 반복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가 반복적으로 부각되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선진국의 소버린 이슈가 미국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재정위기 유럽 국가의 국채 익스포저는 제한적이지만, 소버린 이슈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이어진다면 향후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영향은 제한적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모기지 소송이 부각되고 있지만, 리먼 사태의 재연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만약 금융기관이 소송에서 패소해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한다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미국 대형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이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송 규모인 1700억달러까지 부담할 가능성은 없지만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소송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이 경우 대형 은행의 단기자금조달 루트가 제한되고, 은행들의 유통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리스크 우려는 낮지만, 신뢰회복까지 시일 소요

펀더멘탈 개선 속도와 미국 정부의 금융안정 의지를 감안하면 미국 금융기관의 tail risk에 대한 우려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는 초안전자산인 미국채 신용등급 강등과 주요 유럽 선진국 소버린 이슈 등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됐다. 이 때문에 미국 은행들이 신인도를 회복하는 데는 좀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부동산 섹터를 비롯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이면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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